세계 봉이 김선달의 모습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어릴 적에 읽었던 봉이 김선달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누구나 퍼갈 수 있는 대동강물을 자신의 물이라 우기고 사람들이 물을 퍼갈 때 마다 1냥씩 받았던 김선달. 그것을 본 물통장수는 대동강물 소유권을 5000냥에 사는 해프닝까지 생깁니다.

우리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소유권을 주장하고 값을 메기는 김선달의 판매방식은 현대인들이 틈새시장을 노리거나 기발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방식과 유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봉이 김선달의 행동은 세계 곳곳에 있었습니다.

달의 소유권 문제는 국가간에도 해결하기 어려운 논쟁이었습니다. 미국 정치권은 달 탐사국이 많아지면 달 탐사 유적들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첫 번째 달 착륙지를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 과학계와 법조계는 유엔 우주조약에 '어떤 국가도 달을 소유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을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달은 인류의 일곱 번째 대륙으로 달 소유권에 대한 정교한 법적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국가간의 달 소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데니스 호프는 유엔조약이 달의 국가 소유권만 부정했을 뿐, 개인 소유권을 금지한 것은 아니라며 자신의 달 소유권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1980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면적의 약 25배에 달하는 250㎢의 토지를 팔아 이득을 취했습니다.

그는 금성이나 화성 등 다른 행성의 토지도 이 같은 방식으로 판매해 1100만달러(약 116억원)을 벌었습니다. 토지를 산 사람들은 투자를 위한 목적보다는 30달러를 지불하고 받 을 수 있는 달 소유 문서를 기념품으로 갖기 위해 데니스 호프에게서 달 토지 소유권을 샀다고 말했습니다.

호프가 처음 달을 판매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미국과 소련이 달나라를 정복하고도 소유권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자신이 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주정부에 달에 대한 소유권 등록을 하고 저작권협회에 저작권 등록도 했습니다.

남극 빙하를 채집해 술집에 팔아 넘기려 한 남미 봉이 김선달도 있습니다. 
2012년 칠레 아이센 지방의 베르나르도오히긴스 한 공원에서 5200kg의 얼움을 훔친 일당이 잡혔습니다.

이들은 빙하를 자루에 담아 냉동차로 옮기다 경찰에게 체포된 것입니다. 이 빙하의 양은 일반 얼음을 기준으로 했을 때 7000달러(약 790만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빙하의 특성상 실제가격은 최소 2배 이상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공항 VIP라운지에서 1년 간 공짜로 먹고 마신 중국판 봉이 김선달도 있습니다.
한 중국인은 중국 한 공항에 있는 1등석 라운지를 매일 자유롭게 이용하며 라운지의 음식과 음료를 마음껏 먹고 마셨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중국인은 1등석 항공권 한 장으로 이 라운지를 이용했으며 매일 항공권의 날짜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항공사측을 속였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항공사는 그가 300번 이상 항공권 예약을 변경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항공사 측에서 자신의 행각을 눈치챘다는 사실을 안 중국인은 항공권 예약을 하고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그는 1등석 항공권에 대해 환불까지 받았습니다. 

이렇게 전래동화를 보던 그때 당시만 해도 물을 산다는 것이 이해가 안됐지만 지금보면 김선달의 모습처럼 물 파는 세상이 당연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달의 토지를 사고 파는 것도 당연시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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