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硏, 내년 주택·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
전국 주택 매매·전세가격 각각 0.5% 하락 전망
국내 건설수주 133조원…2014년 이후 4년來 최저

▲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한강 주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내년도 부동산시장의 3대 리스크로 금리인상 등 유동성 축소 및 수요 위축, 준공 증가 등이 예상됩니다.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관망세는 강화되고 신규 매수자는 크게 줄면서 가격에 미치는 영향보다 거래량과 분양물량 감소에 따른 영향이 더 클 것입니다."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8년 주택·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연구위원은 "내년도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모두 0.5% 하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내년 수도권 매매가격은 보합, 지방은 1.0%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전세가격은 준공물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일정 매매 전환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면서 0.5% 떨어지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산연 전망치에 따르면 아파트 준공은 올해대비 17% 증가한 44만3천가구로 40만 가구를 상회한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허 연구위원은 특히 유동성 축소에 따른 입주대란 우려에 주목했다. 그는 "준공시 중도금 대출이 해지되는 데다, 잔금 납입도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금리인상 등으로 유동성 제약이 줄어 자금조달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연구위원은 "역전세 발생으로 보증금 반환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 또는 기존주택 처분이 어려운 경우, 주택담보대출 제약이 확대된 경우, 임차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잔금 연체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위원은 "경북·충남·경남 등에서는 역전세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고 거래량 감소와 금융규제 강화로 차입제약 심화 등 잔금 과정의 리스크가 확대될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 주거용 부동산은 금리상승 압박과 준공증가에도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해 거래는 감소하더라도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분양시장은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내년 주택시장의 인허가 물량은 40만 가구, 분양물량은 25만 가구로 올해(55만 가구·34만 가구)보다 각각 27%, 26%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허 연구위원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입지가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열기는 계속되겠지만, 준공이 많은 기타지방 열기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건설 경기전망 주제 발표에 나선 이홍일 연구위원은 "건설경기는 2015년 이후 3년간 지속된 건설수주 호황국면이 종료될 것"이라며 "민간 주택수주가 주택경기 하락의 영향으로 급감하는 가운데, 공공 수주가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급감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가 올해보다 15.0% 감소한 133조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14년(107조5천억원) 이후 4년내 최저치로 2015년 이후 3년간 지속된 건설수주 호황국면이 종료되는 것이다.

공공 수주와 민간 수주는 각각 10.5%, 16.9% 감소할 전망이다. 공종별로 토목 투자는 SOC 예산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상당 폭 감소해 실질 토목 투자액이 1995년 이후 최저치를 재경신하면서 부진이 예상된다.

건축투자는 주거용 건축 투자가 올해보다 증가세가 큰 폭으로 위축되고 비주거용 건축 투자 역시 증가세가 상당 폭 둔화돼 전년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 중심으로 민간건설경기가 빠른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내년도 SOC 예산 감축으로 공공부문이 완충 역할을 해주지 못해 향후 건설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건설경기 경착륙 방지를 위해 ▲SOC 예산 적정 수준 유지 ▲부동산 대책 수위 조절 ▲민자사업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처방이 제시됐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특히 지난 3년간의 호황기가 끝나고 향후 빠른 경기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수주잔고 확보 및 불확실성에 대한 모니터링,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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