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펼쳐지는 I.C.B.M.시대-.
모든 사물에 인터넷(IOT)이 부착되는 초연결사회(I), 여기서 제공되는 자료는 즉시 무수한 클라우드(Cloud)에 쌓이면서(C), 빅데이터(Big Data)로 분석돼(B), 스마트폰(Mobile)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되는(M) 시대를 뜻한다. 만화나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았던 ‘꿈의 세계’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인류 앞에 도래하고 있음을 우리는 그 과정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전기 발명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불러온 컨베이어 벨트 조립 혁명의 2차 산업혁명, 정보통신을 활용한 자동 생산의 3차 산업혁명을 지나서 이제는 드디어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이 공식화됐다. 기계화→전기화→정보화에 이은 과학기술의 융합화이다.

■준비 미흡한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생산양식과 생활방식이 요구되는 전혀 새로운 사회가 다가오고 있음이다. 4차 산업혁명은 오프라인 생산 현장에 온라인 기술이 적용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O2O에서 비롯된 혁신이다. 온라인 기술이 오프라인 택시에 적용된 것이 우버(Uber)이고, 오프라인 호텔에 적용된 게 에어비앤비(airbnb)다. 같은 맥락에서 온라인 기술이 오프라인의 생산에 적용된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의 생산성을 혁명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병원, 항공, 풍력발전소, 제조업 공장에 인터넷 기술이 접합되면 생산력이 극대화된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병원은 보다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달라진다. 온라인으로 통제되는 공장은 개별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항공기 엔진은 고장을 미리 예측해서 사고를 예방하고 운영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구동 부품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점검하는 발전소는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 기술이 산업에 연결되면서 제조업의 생산성 혁명이 일어난다.

4차 산업혁명의 필연성과 중요함이 이러함에도 우리 현실은 기대에, 아니 세계 주요국의 흐름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먼저 위상 저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총리급 조직이라는 당초 구상과 달리, 행정협의체 혹은 자문기구 정도로 위상이 축소됐다. 장병규 위원장이 최근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은 정부에서 자문은 위원회에서”라고 말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현실을 인식, 혁신성장의 주체라기보다 정부 파트너 정도로 자신의 역할을 낮췄다.

■능동 대처 세계시장 선도를

기본 방향 또한 독자적 준비가 부족할 정도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그대로 옮겼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다. 경제효과 460억원, 일자리 80만명 창출 등 목표치도 같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 사회 문제 해결 등을 민간 협의기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전략마저 같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따른 집중 육성 산업군도 제시하지 못했다. 독일의 경우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을 이뤄냈다. 일본은 로봇산업 육성에 한창이며 중국과 영국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중점 육성사업을 갖고 있다.

실정이 이러다보니 우리의 4차 산업혁명 위상은 세계 속 대한민국의 국력에도 한참 못 미친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시대에는 발 빠르게 대처해 세계 10위권까지 도약한 한국 경제다. 그러나, ‘미래 먹을거리’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미흡해 다보스포럼에서는 우리나라의 제4차 산업혁명 준비도를 세계 129개국 중 경쟁국에 뒤진 25위로 평가했다. 참담하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등의 옛 영광에 도취해 3차 산업혁명에만 머물러 있다. 그나마 산업계에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법과 제도에 막히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의료와 IT분야 강국이지만 '원격의료'나 '로봇진료' 등이 법·제도 미비로 아직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라도 기업·정부·국회·학계가 하나 돼, 1·2·3차 산업 성공의 노하우 기반 위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 세계시장을 선도해야겠다. 미래를 지향하는 방법에 대해 ‘논어’는 이미 오래 전 제시한 바 있다. “옛날의 학문을 충분히 익히고 더 나아가서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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