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사물통신, V2X기술의 현황과 미래를 알아본다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V2X(Vehicle to Everything),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이미 다양한 연구되고 있는 기술이다. 정확한 뜻을 이야기하자면 V2X는 운전 중 도로 인프라 및 다른 차량과 통신하면서 교통상황 등의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유하는 기술을 말한다.

다른 차량, 교통 인프라, 보행자 등 현재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가 모든 정보들을 미리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V2X는 현재 자율주행차량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 논문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량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36.1% 성장해 오는 2019년에는 3천11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자율주행차량 시장규모만큼이나 V2X의 가능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논문 : V2X 기술 동향 / 김동구, 김광순, 채찬병, 김선우. 이상현 / ABI Reseach ihs automotive technology research, 한국통신학회지, 제31권1호 자료]

 

사진=현대자동차


■ 국내 기업은 이미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V2X에 대한 연구‧상용화가 한창이다. 차량을 기본으로 하는 통신기술인만큼 특히 자동차 및 통신업계가 그 중심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4월 '커넥티드카 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 '완벽한 자율주행', '스마트 트래픽', '모빌리티 허브' 등을 중장기 4대 중점분야로 잡았다. 그리고 V2X를 통해 ‘완벽한 자율주행’ 환경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 8월, 현대차는 경기도 화성시 내 약 14km 구간에 V2X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화성시와의 V2X시스템에 관한 업무협약의 결과다. 기업과 지자체가 V2X 기술개발에 협력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한 것이다.

SK텔레콤도 지난해 9월 한국도로공사, 한국전자부품연구원과 함께 V2X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교통 인프라와 통합교통정보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전자부품연구원은 V2X 핵심 칩셋 및 솔루션, 그리고 SK텔레콤은 차량용 IoT플랫폼, 차세대 이동통신물 기술 등을 바탕으로 공동 연구하게 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 구간. 사진=SK텔레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SK텔레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 중 '선행 차량의 위험 상황을 후행 차량에 알리는 서비스'를 LTE망을 활용해 하반기 T맵에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이 V2X 기술이 탑재된 자율주행차가 실제로 경부고속도로 서울 만남의 광장부터 수원신갈 나들목(IC)까지 약 26km 구간에서 시험주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들은 V2X가 기업과 지자체·연구기관의 협력으로 발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V2X, 기술보다 단점 해결‧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

지난 2013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 단계를 다섯 단계로 정의한 적이 있다. 0단계부터 4단계까지며 0단계는 핸들, 브레이크 등 중요한 차량 제어를 인간이 담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V2X는 4단계에 실현된다. 이 때는 모든 주변 환경을 자동차가 스스로 감지하고 안전과 관련된 자율주행을 완벽하게 해내며 안전 관련 제어에 운전자가 '관여할 수 없는 단계'로 정의할 수 있다. [자율주행과 V2X 통신 기술 동향, 임태호 호서대학교 교수]

그렇다면 V2X는 편리하기만한 기술일까. 물론 단점과 과제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보안 문제다. 통신 기술이기 때문에 차량의 위치정보, 주행기록 등이 유출되거나 교통정보가 임의로 조작될 수 있는 가능성때문이다. 만약 해킹됐을 경우,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두번째는 '외부 인프라'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기업들과 지자체, 연구기관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것이 도로 위를 달리는 수만대의 차량에 완벽하게 상용화될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은 굉장히 많다.

그 수만대에서 시작되는 V2X 통신량에 걸리는 부하는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해야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차에 대한 법‧정책적인 문제도 해결해야한다.

다른 이야기지만 V2X와 야구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 등장해도 유소년 시스템, 경기장 인프라, 하다못해 '돔구장'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야구의 발전은 먼 나라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허구연 해설위원의 '인프라 사랑'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겠다.

관련 자료 및 전문가들도 비슷한 맥락을 지적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도출하기 위해서는 공공측면에서 차량의 요구조건, 기술검증, 안전성 및 형평성 확보, 도로의 첨단화 등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선행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도 외부 인프라 확충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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