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위한 지식정보'가 독립 분야로 발전한 풍수
성공적인 인생 원한다면 좋은 집터 골라 좋은 기운 받아야

김규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풍수라고 하면 무덤부터 떠올리게 된다. 무덤과 풍수가 강력하게 연관되어진 것은 조선시대의 산물이다. 풍수는 동아시아에 국한된 개념인데 선조들과 조상들이 살면서 축적한 <삶을 위한 지식정보>가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발전된 것이다. 그래서 지형지물과 기후뿐 아니라 건축과 도시계획, 생활의 풍습, 나아가서 철학에 바탕을 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여 풍수지리학으로 발전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왕궁, 성균관, 향교, 서원, 왕릉, 사찰, 사대부고택, 묘지, 도읍지와 마을입지 등등은 풍수가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는다. 심지어 근대에 세워진 성당, 교회, 학교 등도 풍수적으로 자리를 잡은 예는 허다하다. 풍수의 발전과정을 보면 무덤보다는 마을과 건축물에 비중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의 제4탈해편을 보면 석탈해가 반야성에 있던 호족의 집이 길지이므로 꾀를 써서 빼앗아 살게 되었는데, 남해왕이 그를 사위로 삼았다. 그 후 석탈해는 왕이 되었으므로 그 집은 제왕지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풍수의 비조인 도선국사는 왕건의 아버지인 왕륭에게 짓는 집의 구조와 좌향을 알려주어 아들을 얻을 뿐 아니라 나라도 얻을 것이라는 예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라 말의 대학자인 최치원은, 그가 남긴 비명을 보면, “절이란 있는 곳마다 반드시 화(禍)의 자리를 능히 복(福)의 마당으로 바꾸어서 오래토록 어려운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논어> 이인편에서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마을이 아름다운 것이니, 사랑이 없는 마을을 선택한다면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고 하였다. 여기서 ‘사랑하는’ 이란 말은 인(仁)인데, 이는 ‘어질다’와 ‘서로 아끼는’ ‘서로 사랑하는’ ‘여유가 넘치는’ 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사람다움’이라고 풀이 한다.

<맹자>의 이루장구 상편에서도 ‘인(仁)은 사람이 편안하게 거주하는 곳이며, 의(義)는 사람이 바르게 걷는 길이다.’고 말하며 ‘편안한 집에 거처하지 않고 바른 길을 걷지 않는 것은 슬프다’ 라고 하고 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사람이 사는 곳은 지리, 생리, 인심, 산수가 아름다워야 한다” 고 하여 조선 중엽 선비의 풍수관을 볼 수 있다.

풍수는 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을 잡는 것이며, 그가 사는 집에서 우러나오는 분위기는 집터가 만들어낸 풍수적인 냄새이다. 그 풍수적인 냄새가 바로 그 집에 사는 사람이 가지는 내공이다. 내공은 바로 공자의 ‘사람다운 사람’이며 맹자의 ‘안정된 사람’을 만든다. 내공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무기이며 삶의 목표를 이루는 에너지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조상 묘를 답사해보면 대통령을 배출할 만한 길지에 자리한 무덤은 별로 없다. 임기 후 그들의 불행한 현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무덤자리와 집터가 모두 좋으면 자손이 영화를 누릴 것이며, 무덤자리가 나쁘더라도 집터가 좋으면 자손은 출세를 한다’ 는 <황제택경>의 말을 새겨보자. 이미 태어난 이상 유전자는 결정이 난 것이다. 집터를 잘 잡아서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어 안정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집터뿐 만아니라 살아가면서 자리를 잘 잡는 것이 자기의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좋은 터란 좋은 기운이 넘치는 곳이다. 성공적인 인생을 원한다면 좋은 집터를 골라서 좋은 기운을 받으면서 살아야한다. 좋은 터를 선택하는 방법을 같이 고민해보자. <김규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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