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첫 마음, 첫 각오를 잃지 않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최소한 실족(失足)하지 않고, 어느 정도 꿈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된다. 물망초심(勿忘初心)이다. 일을 처음 할 때의 마음가짐을 끝내 잃지 말라는 경구다. 사람들은 ‘세상에 성공을 위한 왕도란 없다. 있다면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가슴 뛰던 출발의 순간이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던 날, 군대에서 전역하던 날, 첫 출근을 하거나 새 보직을 받던 날, 결혼식장에 들어서던 날, 처음 자신 소유의 가게 문을 열던 날처럼 가슴 설레던 그 순간의 결연했던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 또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초심을 유지하면 절대 일을 망치지 않는 법이다.

■계획은 멀리 보되 실천은 차근차근

전제가 있다. 실천 계획을 현실성 있게 세워야 한다. 그래야만 허송세월을 줄일 수 있다. 공자는 ‘3가지 계획’를 언급,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러므로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게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의 할 일이 없다.(孔子 三計圖云 一生之計在於幼 一年之計在於春 一日之計在於寅. 幼而不學 老無所知 春若不耕 秋無所望 寅若不起 日無所辦)”고 강조했다.

그렇다. 매사 첫 출발을 잘 해야 한다. 은나라 시조인 성군 탕 임금의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 탕 임금은 반명(盤銘), 곧 대야에 ‘언젠가 한때 새로워진다면 나날이 새로워질 것이고 또한 새로워질 것이다.(苟日新 日日新又日新)’라는 좌우명을 새겨놓고 세수할 때마다 외우며 새로워지길 다짐했다고 했잖은가.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먼저 할 일은 기본을 돌아보는 것이다. 음식점이 성공하기 위해선 좋은 식재료를 쓰고 위생적으로 조리해야 한다. 이게 음식점의 기본이다. 음식 맛의 8할은 재료다. 재료가 좋으면 굳이 조미료 등 여러 양념을 쓰지 않아도 된다. 거기에 고객감동의 서비스 등이 더해지면 어느 정도 성공은 보장된다고 하겠다. 바둑의 논리인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 곧 계획은 멀리 보되 실천은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야 되는 것이다.

올해 특히 주목되는 일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의 국운 상승과 한민족의 영광, 세계평화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중차대한 국제행사다. 때마침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 명단을 통보해 오는 등 새해벽두 ‘길조(吉兆)’가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적 개최를 바라면서 언급한 게 구체화되고 있다. 남북고위급 회담이 좋은 결실을 거둬 ‘평화, 평창!’이 세계평화로 이어지는 시발점이길 기대하는 바 크다.

■‘평창 이후’ 좌우할 남북 고위급 회담

하지만 많은 변수들이 복병으로 존재한다. 평창올림픽 이후로의 한·미군사훈련 연기에 핵·미사일 도발 중단으로 화답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라면, 핵 문제에 대한 전향적 표명 없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하거나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 해제를 거론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북한의 대남 전술적 움직임을 장기적 평화공존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핵무장을 한 동인(動因)을 이해하고 핵무기를 소유할 필요성을 없게 해야 한다. 북·미 양자 회담이 아닌 남·북·미·중 4자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통한 핵 없는 한반도 구상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러시아와 일본까지 포함하는 기존 6자회담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북한의 핵동결과 비확산을 목표로 하는 것이 회담 성사를 위한 환경 조성에 훨씬 유리하다고 본다. 북한이 비핵화를 지향하도록 분위기 조성을 하면 단계적으로 NPT(비확산 조약) 재가입 권고도 수용 가능하리라고 본다. 개인과 가정, 회사와 나라의 운세가 트이는 2018년이길 소망하는 새해 원단이다.

노자의 말은 시작이 중요함을 단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천리 길도 첫걸음부터 시작한다.(千里之行始於足下)” 남북한 당국자와 한반도 주변 열강 지도자들, 소시민 모두 첫 마음 잘 간직해 무술년(戊戌年) 한 해를 뜻 깊게 살자. 공하신년(恭賀新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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