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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상통화, 투기 규제하되 혁신기술 죽여서야
가상통화를 놓고 정부가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있다. 법무부가 가상통화를 도박과 유사하다고 규정하고,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11일 밝혔다. 또 금융당국은 가상통화 투자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등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정부는 가상통화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 실시, 가상통화 범죄 엄중 처벌, 가상통화 온라인 광고 등 규제 강화, 가상통폐 거래소 폐쇄 등 특별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가상통화를 향한 투기 광풍이 수그러들지 의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시중은행이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 등을 중단한 뒤에도 일부 거래소는 기존 법인계좌 아래 수 많은 개인계좌를 두는 ‘벌집계좌’를 편법 운용, 신규 및 추가 투자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 만큼 수요가 크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대책이다. ‘규제 만능’을 지양하고 이상과 현실을 배려한 합리적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가상통화 거래소 관련 거래 자료를 제출받거나 건전성 점검 등에 나설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다. 금융당국은 ‘가상통화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에게 있다’는 내용을 강조해 왔던 터다. 물론 거래소 유빗에서 나타났듯 해킹 피해가 다른 거래소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방지토록 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가상통화에는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라는 측면이 있음을 유념하고 지혜로운 대처가 요청된다. 전문가들마저 4차 산업혁명을 통한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가상통화를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이 사장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은 개인 간 모든 거래 내용을 디지털장부(블록)에 저장하고 이를 전체 참여자에게 전달해 거래의 신뢰를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투기를 없애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먹을거리가 될 수 있는 기술혁명의 싹까지 잘라서야 어디 될 법한 말인가.

사리가 이러함에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가상통화 거래가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환기, 가상통화 거래소를 통한 거래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당 사안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김 부총리는 지난달 11일 투자자 보호나 투자 과열과 관련해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혁신적인 측면도 없지 않기에 두 가지 측면을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가상통화의 투기적 성격은 제재하되 블록체인 기술 확보라는 혁신성장 정책을 고려하는 고민을 하고 대안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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