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주요 110개 기업 대상 경영환경 전망 발표
경제정책 우수하나 신성장동력 발굴 미흡·노조 친화적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기업으로부터 4차산업혁명에 대해 '그럭저럭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주요 1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를 담은 '2018년 기업 경영환경 전망 및 시사점'을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 중 54.6%가 AI(인공지능)과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과 관련된 4차산업혁명에 대해 문 정부가 '그럭저럭 대응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매우 잘 대응하고 있다'는 28.9%로 뒤를 이었으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 비중은 12.4%를 차지했다. '아직 실감을 못하고 있다'는 3.1%,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1.0%에 해당했다.

기업들은 문 정부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신성장동력 발굴 미흡(52.6%)'을 꼽았다.

이어 '주력산업 정체(19.6%)'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대응 미흡(11.3%), '노사갈등 지속(6.2%)', '경제·사회적 불평등 심화(4.1%)' 등도 주요 경제 걸림돌로 지적됐다.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기업보다 노조에 친화적이지만 'B'학점을 줘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조사 기업들 중 62.9%가 경제정책에 대해 B학점을 줬으며, 이어 'C'학점은 23.7%, 'A'학점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8.2%였다.

이는 문 정부의 경제정책이 노조에 친화적인지에 대해서 '다소 동의한다'가 73.5%로 대다수를 차지한 것과, 최저임금 상승·노동시간 단축이 기업경영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각각 64.2%, 61.9%로 나타난 것에 비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다.

이외에도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하락해 '1천50원 이상∼1천100원 미만'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유가는 '50달러 이상~60달러 미만'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올해 1∼2회 정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금리인상(28.3%)'과 '가계부채(27.3%)', '투자 위축(25.3%)'을 국내 경제 불안 요인으로 지적했으며, 올해 경제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해 2% 후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경제 회복에 대한 낮은 기대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통한 내실경영(19.6%)'에 우선순위를 두기보다 '매출 증대 및 수익성 향상(54.6%)에 집중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제품·신기술 개발(10.3%)'과 '해외시장 진출 확대(15.5%)' 등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겠다는 응답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안중기 현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신성장동력 발굴과 주력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투자를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투자에 대한 금융 및 세제지원을 강화해 투자 확대가 수익성 향상을 통해 고용 증대 및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에 대해 시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진행하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 하기위해 주요국의 통상정책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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