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매장, AR·VR 등 ICT기술 입고 스마트 쇼핑공간으로 변신
체험 서비스로 오프라인 장점 살리고 직원과의 접촉은 줄이고
빅데이터·AI 기술 등 정확한 측정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 (왼쪽 위에서 부터 시계방향으로) 네파 강릉 직영점 'AR피팅존'·아디다스 강남 브랜드 센터 '스포츠 액티비티'·금강제화 명동점 '풋 스캐너'·쌤소나이트 롯데백화점 '트래블 플래너'. 사진=네파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패션 매장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입었다. 오프라인 매장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적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 매장들은 첨단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스토어'와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랜드가 온라인 쇼핑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쇼핑시 직원과의 접촉을 줄이는 '언택트(Untact)'가 주목받는 등 온라인 매장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며 "이에 소비자 유입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들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쇼핑은 편리하고 빠르게…'스마트 스토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스토어는 점원과 고객 사이의 접점을 최소화하면서 쇼핑의 편리성을 높인다. 일일이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착장 모습을 볼 수 있는 '가상 피팅 서비스'와 직원 없이도 제품에 대한 색상과 가격 등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스마트한 쇼핑이 가능하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강릉 직영점에 IoT 기술을 도입해 지능형 쇼핑몰이라는 콘셉트로 운영한다.

▲실시간으로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스마트 행거' ▲영상 촬영을 통해 360°로 피팅이 가능한 '스마트 미러' ▲얼굴 인식을 통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스마트 브로슈어(Brochure)' ▲가상으로 피팅 체험이 가능한 'AR피팅존' 등 매장 내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밀레도 '더릿지345' 평창점에 IoT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스토어를 열었다. 이 매장 역시 행거에서 옷을 꺼내면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마트 행거와 다양한 각도에서 옷태를 확인 할 수 있는 360° 스마트 미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국내 최초로 '3D발사이즈 측정기'를 본점에 도입하고 고객의 발사이즈를 측정해 발 모양에 적한 신발을 추천해주고 있다. 또 '3D 가상 피팅 기기'를 통해 인기 브랜드의 상품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색다른 경험 '체험형 매장'

쇼핑에서 체험이 중요 요소로 자리 잡으며 오프라인 매장만이 가진 장점을 살린 체험형 매장이 늘고 있다. 이들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해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모이는 강남역 일대에 주로 선보이고 있다.

아디다스는 지난 12월 강남에 '아디다스 강남 브랜드 센터'를 열었다. 소비자가 제품과 관련된 스포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

▲아디다스 축구화를 신고 축구 게임을 체험할 수 있거나 러닝화를 신고 직접 러닝머신을 달릴 수 있는 '스포츠 액티비티(activity) 체험 공간' ▲구매하고 싶은 제품을 거울에 비추면 제품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슈미러(Shoe Mirror)' ▲원하는 그림으로 프린팅이 가능한 '축구 저지 커스텀 프린트존' ▲오리지널스 제품과 자신의 신발을 직접 디자인해 주문 제작할 수 있는 '마이아디다스(My adidas)' 서비스 등으로 다양한 체험과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역시 강남에 위치한 언더아머의 초대형 브랜드 하우스에는 차세대 골프 황제 조던 스피스를 테마로 한 '드라이브 더 게임(Drive the game)'이라는 시뮬레이터가 설치돼 있다. 소비자들이 시뮬레이터를 통해 직접 퍼팅체험을 하며 제품의 착용감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개인의 체형과 자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 첨단 기술 활용 '맞춤형 서비스' 제공도 눈길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도 주목을 끌고 있다.

가방 업체 쌤소나이트는 지난해 9월에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부산 본점에 46인치 터치 화면을 활용한 '트래블 플래너'를 설치했다. 고객들이 화면에 여행 인원과 기간, 예산을 입력하면 쌤소나이트가 보유한 여행 빅데이터를 이용해 여행지를 추천하고 날씨와 관광 상품을 개인 이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온라인 쇼핑에서는 정확한 사이즈 측정이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해결해주는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도 눈길을 끈다.

금강제화는 정확한 치수 측정을 돕는 '풋 스캐너'를 명동 본점에 도입한 바 있다. 발전체를 감싸 360°로 모양을 측정하는 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발의 길이나 발등의 높이, 양 발의 차이 등 22가지 세부 항목을 측정한다. 기성 구두를 신을 때 불편함을 느꼈던 고객들을 위해 3D 풋 스캐너의 정확한 측정 결과를 토대로 맞춤 수제화 제작에 도움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네파 마케팅본부 정동혁 상무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부상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ICT 기술을 접목해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요즘 추세"라며 "디지털 기술이 진화하고 있는 만큼 편리한 쇼핑 경험 제공은 물론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을 강조한 패션 매장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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