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정보연구소, 서울 주요 5대 상권 분석
임대료 인상률 5% 제한…'생색내기' 지적
24일 상가정보연구소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상권 경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추석 황금연휴(9월 30일∼10월 9일) 기간 서울시내 주요 상권의 유동인구 및 매출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구 광화문 상권의 지난해 10월 유동인구는 일평균 12만6천139명으로 전월(16만9천900명)보다 25.8%나 줄었다. 전년동월(16만4천262명)과 비해서도 2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관광객 감소와 이른 한파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상권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최장기 연휴가 강력한 악재로 작용했다"며 "올해부터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가중돼 설 연휴를 앞둔 소상공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기간 중구 명동거리의 유동인구는 일평균 11만5천863명으로 전월(14만6천448명)보다 20.9% 감소했다.
이 외에도 용산구 경리단길은 9653명으로 전월(1만1천34명)대비 12.5%, 강남구 가로수길은 2만2천938명으로 전월(2만9천825명)대비 23%, 관악구 샤로수길은 4만2천76명으로 전월(5만7천116명)대비 26.3% 유동인구가 감소했다.
유동인구 감소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서울 주요 5개 상권의 10월 평균 매출은 4천972만원으로 전월(5천581만원)보다 10.9%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정부는 지난 23일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늘어난 소상공인을 위해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현행 9%에서 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임대료 인상률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소상공인이 느끼는 경기 체감은 여전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인 입장에선 법적 테두리 안에서 매년 5%씩 올리려고 할 텐데 매년 5%씩 임대료를 올릴 경우 2년 만에 10%씩 인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며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생색내기'로 비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해결하는 도구로서 보완을 거치고 실행해야 하는데 정치적인 색이 강하게 들어가 있는 것 같다"며 "시장에 정치적 개입이 지속되면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송호길 기자
hg@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