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은행 업무부터 자산관리, 대출 심사까지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 국내 금융권에 AI(인공지능)를 탑재한 서비스 출시가 활발하다. 계좌조회와 송금 등 뱅킹 거래는 물론 자산관리와 대출심사까지 AI를 통해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이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로봇 투자전문가)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짜고 대화형 AI로 간편하게 송금하는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LGCN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기술·신사업을 추진한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자체 개발한 딥러닝(Deep learning) 로보 알고리즘을 탑재한 '케이봇쌤(KBotSAM)'을 출시했다. 이는 KB자산운용에서 자체개발했으며 경제상황, 리스크 등 시장국면과 고객 투자성향을 AI기술로 분석해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며 투자 전략을 결정한다.

케이봇쌤은 소수의 획일화 된 모델 포트폴리오 제공에서 벗어나 고객의 투자규모와 성향, 선호지역별로 수백 가지의 맞춤형 최적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상황에 따른 수익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미리 고객에게 알려 수익과 위험관리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철저하다.

이 서비스는 전국 영업점에서 제공하며 다음달에는 KB스타뱅킹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딥러닝 로보 알고리즘을 탑재한 '케이봇쌤(KBotSAM)'을 출시했다. 사진=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은 AI 금융 서비스 '하이뱅킹(HAI Banking)'과 하나금융그룹의 생활금융 플랫폼 '하나멤버스'가 연계된 서비스를 실시한다. 

하이뱅킹은 문자메시지(SMS)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대화 방식으로 간편 송금과 지방세 조회 및 납부, 통장 잔액 및 거래내역 조회, 실시간 환율 조회 등 각종 금융 거래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AI기반의 생활금융 서비스다.

하이뱅킹 가입 고객은 하나멤버스의 애플리케이션 '하나톡' 채팅을 통해 계좌 조회 및 송금 등 빠른 뱅킹 거래를 할 수 있다. 또 하나멤버스에서 하이뱅킹을 친구추가하면 환율 조회 및 추천 금융 상품 등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ICT(정보통신기술)기업과의 업무협약(MOU) 통해 금융과 디지털 기술 융합에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손태승 은행장과 김영섭 LGCNS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차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은행 업무에 블록체인과 AI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공동 플랫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음성인식 AI뱅킹과 챗봇 등 우리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LGCNS의 AI플랫폼 'DAP'과 접목하는 플랫폼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대응을 위해서는 금융회사와 ICT기업의 단순한 협업을 벗어나 적극적인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투자 등 전략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대출심사에도 AI기술이 활용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저축은행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수익선 개선을 위해 심사시스템 고도화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OK저축은행은 올해 초 모든 대출상품 심사에 AI를 도입했다. 심사모형개발을 위해 1년 전부터 AI팀을 구성하고 신용대출상품에 머신러닝(Machine-Learning)과 전략을 적용했다. 이는 국내 금융권 최초의 시도다.

머신러닝모형은 동일한 승인율을 유지하면서도 연체율을 낮춰 고객들에게 더 좋은 한도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의 금융기관은 제한된 10∼15개 변수를 활용해 위험을 회피하는 보수적인 의사결정이 많지만 이번 OK저축은행 AI모형은 100여개의 많은 변수를 활용한 평가로 변별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유진저축은행도 대출심사에 AI도입해 불량률을 개선했다. 기존고객들에게 머신러닝방식 모형을 추가 적용했고, 9개월간의 불량률을 비교한 결과 약 37%까지 개선되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선별된 고객들에게 상품별, 직업별 맞춤형방식으로 원하는 한도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AI기술을 도입함에 따라 비대면 방식으로 대출이 진행돼 시간 소요가 적고 고객의 불편함도 최소화시켰다. 

유진저축은행 관계자는 "AI방식 도입 이후 약 1년간의 누적 데이터를 추가하면 더 큰 성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용평가시스템에 그치지 않고 채권관리 모형에도 AI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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