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상품 고객이 발견해야 해결…리콜·검수 등 손해 발생
패션계 데이터 관리 여전히 수기…표준화 및 소통 어려워
클라우드 시스템 및 빅데이터 활용으로 제품결함 감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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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우리나라 패션산업 중 품질관리에 ICT(정보통신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전히 수기와 문서, ERP(기업내 통합정보시스템) 등으로 운영되는 품질관리 부문에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면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해지고 불량품을 줄이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1일 서울 LF빌딩에서 인더스트리 솔루션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패션산업 품질관리'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남궁진 NK컨설팅 대표는 "불량품은 대부분 고객이 발견한다"는 말로 운을 뗐다. 

불량품은 사전에 발견돼 해결되기보다 구매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나서야 드러나며, 이에 구매자와 공급사와의 분쟁이 발생한다. 공급사는 본사와 제작사, 유통사 등 한 둘이 아니기에 근본적인 원인 찾기 어렵고 해결에도 시간이 걸린다. 이로 발생하는 고객 불만은 곧 매출하락과 업체의 생존과 직결된다. 

또 배송 발달로 정보의 이동만큼이나 제품의 이동도 빨라지고, 스마트폰 세대의 등장으로 제품 후기 역시 즉각적으로 올라오는 만큼 품질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남궁 대표는 "전 산업 통틀어 품질불량으로 인한 손해는 매출액 전체의 4∼5%로 상당히 큰편"이라며 "검사비용, 리콜비용, 재작업 등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도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며 계획 지연과 불량품 제작에 사용된 개발비, 고객 응대 비용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많이 지출 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세계 500대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급체인 관련 주요 관심사' 설문에 따르면, 기업들은 '공급자 품질'에 대해 가장 관심이 컸다. '총생산 비율'과 '공급자 온 타임(on-time) 배송', '수요예측정확성', '클레임 비율'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비용보다 품질을 더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패션의류산업은 공급관리나 품질관리보다 디자인 등 다른 항목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서울 LF빌딩에서 인더스트리 솔루션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패션산업 품질관리' 세미나에서 남궁진 NK컨설팅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임현지 기자

남궁 대표는 패션의류업계가 여전히 수기와 종이, 엑셀, 이메일 등의 방식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식은 데이터를 여기저기 흩어지게 해 품질관련 문제발생시 대처에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다. 

또 회사 내부적으로 품질관리부서를 구매 또는 생산조직의 일부로 두고 있으며 패션업계 특성상 프로젝트, 브랜드, 공장 등으로 나눠진 체계로 인해 표준화 구축이 어려워 전사적품질경영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품질관리는 관련 업체의 공통 목표지만 각 부서 및 회사마다 이해관계가 다르며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공장은 지방에 있는 등 문화적·지역적 차이로 인해 이를 원활히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

이에 그는 '피봇88(PIvot88)' 등의 클라우드 기반의 솔루션 모듈 사용으로 품질관리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본사와 공장이 각각 지리적으로 떨어져있는 공급망체계에서도 실시간으로 제품의 생산 품질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한 가지의 모듈로 업체가 함께 사용해 모든 검수 단계의 투명화와 표준화를 구축할 수 있다.

현장에서 취합된 데이터를 스마트기기를 통해 간편하게 입력·접근할 수 있으며 쌓인 빅데이터를 통해 생산비용 및 제품 단가를 예측 및 질감이나 색상 등을 사람이 아닌 객관적인 판별이 가능하다. 

남궁 대표는 "수준 높고 까다로워지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고 다수의 해외지점을 운영해야하기에 패션업계의 품질관리는 쉽지 않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통한 즉각적인 통계 확인으로 오배송과 반품량, 불량품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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