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청된다. 지구촌의 최대 축제가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평창을 중심으로 강릉과 정선 등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된다. 15개 종목, 306개 메달을 놓고 92개국, 2천925명의 선수들이 출전함으로써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국가들이 참가하는 스포츠 잔치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을 계기로 남북 화해 기류가 급속히 형성되고 있다. 남북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며,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했다. 북측은 30여명의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 평창과 서울에서 시범 공연도 한다. 북측은 아울러 230여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해 남측 응원단과의 공동응원도 진행한다. 어디 이뿐인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인사들이 참석해 올림픽 이상인 인류평화 제전으로 승화되는 기회를 맞고 있다. 남북이 하나 돼 전운(戰雲)이 걷히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는 바 크다.

한데 이런 평화 무드를 깨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오는 8일 북한군 창설 기념일인 '건군절'을 앞두고 열병식 준비와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로서 당장 그만 둬야 한다. 북한은 한미양국의 자제 촉구에도 아랑 곳 하지 않고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남쪽 보수 언론과 정객들이 북남관계 개선을 저지하기 위해 북측 내부 경축 행사까지 시비한다”며 “열병식은 대규모 군사 도발이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을 정도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접고 ‘6자회담’에 응하는 개혁 개방에 나서야겠지만, 미국도 대참화를 부르는 소규모 외과수술적 북한 타격인 ‘블러디 노즈(bloody nose·코피)’ 작전 카드를 꺼내선 안 된다. 물론 북한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 완화에 적극 나서는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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