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쇼핑몰·백화점 등 매출액 총 2조5천억원 감소
도소매업·중소기업 고용 및 육성에도 부정적 영향 끼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유통규제를 강화하면 일자리가 한 해 최대 3만5천700여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 국회에는 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출점 규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으로 이들이 통과되면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유통업계 매출과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영업시간 제한(월 2회 의무휴업·0∼10시 영업시간 제한) 확대와 신규출점 규제로 인한 일자리 감소폭은 한 해 최대 3만5천706개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규제가 적용될 경우 매출액(응답 9개사 기준)은 전년 대비 4천851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복합쇼핑몰 범주에 백화점과 쇼핑센터, 전문점까지 포함하면 총 2조5천221억원(응답 19개사 기준)으로 대폭 커진다.

도소매업 고용유발계수(2014년 기준) 10억원 당 12.7명을 적용하면 영업시간 규제시 한 해 최대 3만2천31개의 일자리가 소멸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체 신규 출점에 경우 응답 기업들은 지난 3년간 매년 평균 2.4개의 새 점포를 열었다. 복합쇼핑몰과 백화점이 각각 2.8개로 가장 많았고, 대형마트가 가장 적은 1.6개였다. 그러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로 출점규제가 강화될 경우 신규출점은 0.9개로 그칠 것으로 예견된다. 특히 복합쇼핑몰의 경우 0.3개로 하락해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유통규제를 강화하면 일자리가 한 해 최대 3만5천700여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평균 신규점포 개설 현황 및 전망'과 '점포당 평균 취업자수 및 출점규제에 따른 일자리 감소 전망'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이 같은 신규출점 감소는 점포 근로자 및 중소기업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 현경연의 설명이다. 점포당 평균 취업자 수는 백화점이 1천604명으로 가장 많았고 복합쇼핑몰 579명, 쇼핑센터 419명, 대형마트 179명, 기타 75명 순이다.

이를 신규출점 감소 전망과 함께 고려할 경우, 한 해 동안에만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을 포함해 총 3천675개의 일자리가 손실된다. 영업시간 규제까지 동시에 이뤄지면 한 해 최소 9천836개에서 최대 3만5천706개의 일자리 사라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점포당 중소기업 입점 비율은 쇼핑센터가 평균 85%, 백화점 81.6%, 대형마트 68.3%, 복합쇼핑몰 56.8%로 이들과 거래관계를 맺는 중소기업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유통규제로 사라질 3만여 개의 일자리는 올해 정부가 재정 투입을 통해 늘리고자 하는 공공부문 일자리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여러 가지 입법 취지가 있겠지만,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유통규제 강화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진행됐으며 153개 기업(총 46개사 응답) 유통기업 담당자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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