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공장 폐쇄 발표와 노동자들의 반발, 정부와 정치권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낯설지가 않다. 데자뷰(기시감·deja vu)라 할 법하다. 낯익은 기억, 아니 악몽이 자꾸만 떠오른다. 10여년전 쌍용자동차 구조조정과정에서 보였던 모습이 다시 전개될 지 걱정스럽다. 법정관리, 공적자금 투입, 해외매각, 연구인력·기술의 해외 유출과 철수(이른바 '먹튀'행각), 공적자금 재투입, 노동자 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 해외 재매각, 먹튀 재현 등의 뫼비우스띠같은 악순환의 지옥문이 열리고 있는듯하다.
'경험은 바보의 학교다'라는 말이 있다. 지난 10여년간 쌍용차 노동자들이 겪었던 인간적 고통을 생각한다면 정부 당국자와 정치권은 더욱 더 경각심을 갖고 이번 GM공장폐쇄가 제 2의 쌍용차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GM노동자들도 대기업 정규직 노조라는 노동계층 내 우월적인 지위에 있으면서 평소에 비정규직, 하청 중소기업체 노동자의 임금과 처우를 외면하다가 실직의 위기가 닥치고 나서야 '해고는 살인이다'며 투쟁하는 모습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하청, 중소기업 노동자도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만들도록 이들과 힘을 합쳐야 할 것이고 기업의 부실이 심화되는데도 눈앞의 성과급에 취하는 단기적인 자세도 버려야 할 것이다.
이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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