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硏 '일본 임대주택기업 비즈니스 모델 분석' 연구보고서
저성장 장기화에 "건설사, 단순시공에서 관리·운영으로" 대안 제시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주택시장이 지난해까지 전반적인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앞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인구 감소 등으로 신축 공급시장의 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도는 저(低)성장기가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시장에 대한 낙관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주택사업이 분양 중심의 단기 사업에서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설사들은 저성장기에 적합한 '개발·운영·관리' 선순환 토털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9일 '일본 임대주택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주택시장의 호황기가 마무리되고 있다"며 "이제는 분양 중심의 단기 사업에서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성장기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장기 저성장기에서 성장한 건설사는 대부분 임대주택사업을 영위하는 주택메이커"라면서 "우리나라 건설사들도 본격적인 저성장기 도래 이전에 시장 지위 선점을 위한 비즈니스모델 전환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허 연구위원은 "선순환 모델 구축이 필요하며 기획·시공에서 관리·운영, 자산관리의 선순환 모델을 구축해 수요자에게는 토털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선순환 모델은 ▲개발 ▲수선 ▲대수선 ▲수선 ▲재건축으로 이어지는 건축물의 물리적 수명에 대응한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며 장기고객 확보 및 파생사업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일본 다이와하우스공업이 지난 1955년 설립돼 저성장기에도 괄목할만한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주택메이커 1위를 고수하는 비결로 ▲기획·설계 ▲시공 ▲임대차 ▲관리·운영의 선순환 밸류 체인(Value-Chain) 구축을 강조했다.

허 연구위원은 "건설사의 입장에서 임대주택사업만으로 생존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이토켄타쿠사(社)의 경우 단독주택용 임대주택 상품으로 저성장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맨션 중심으로 확대되는 시장에서 정체기를 겪고 있다. 결국 지속적이고 추가적인 혁신 없이는 산업도 기업도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임대주택사업은 개인 토지주에게서 사업을 수주해 개인 임차자에게 임대료를 받아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요 고객인 개인 클라이언트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 인력,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높은 전세 비중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임대주택사업이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지만,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 사업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전환해야 하는 큰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허 연구위원은 "시장 변화와 성숙도에 대응해 단계별로 상품과 밸류 체인 확대를 준비하고 시공과 운영 부문의 선순환 모델 구축을 시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다이와하우스나 다이토켄타쿠처럼 시공과 임대주택 운영으로 매출을 확보할 것인가, 미쓰이 부동산처럼 대규모 복합개발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종합부동산업체로 성장할 것인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형 종합부동산업체는 대도시의 대규모 복합개발을 기반으로 지역 전체의 활성화를 이끌어 자산가치 상승 및 임대수익 극대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보유를 가능케 하는 자금조달 역량과 비주거용의 운영 역량이 핵심 역량이라는 것이다.

허 위원은 "소비자들은 단순 시공·분양보다 '관리·운영'까지 포함한 보다 업그레이드된 토털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