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참 다사다난한 요즘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경기 외적인 곳에서 논란들이 계속됐고 미투 캠페인과 함께 연극‧문학계의 어른이라 불렸던 사람들의 민낯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살펴보자. 지난 15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IOC 위원들을 위해 마련된 VIP석에 무단으로 앉았다가 이를 제지하던 자원봉사자들에게 핀잔과 막말을 한 일이 있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스켈레톤 경기에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지었을 당시,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피니시 라인에 들어가 '특혜응원' 논란을 불러왔다.

이들은 사과도 참 이상했다. 피해 당사자와 만나지 않고 오해를 풀었다는 대한체육회장과 죄송스러운 마음과 함께 본인도 속상하다는 국회의원의 사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왜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불편해야 하는 것인가.

이윤택 연극연출가와 고은 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언들이 쏟아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데자뷰인가. 이들의 사과는 앞선 사례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이윤택 연극연출가는 1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추행에 대해 법적책임을 지겠지만 '성폭행'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성관계 자체는 있었지만 강제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언론 앞에서 설 용기는 있지만 피해 당사자 앞에 용기는 없었던 것일까. 그것을 묻고 싶다.

한편 고은 시인은 자신의 논란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수원에 위치한 자신의 창작공간을 떠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사회생활에서 만난 어느 선배는 자신도 옛 선배에게 들었다며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선배는 후배가 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거다. 나도 그렇게 배웠다"

이 말은 배움의 선후(先後)뿐만 아니라 세월의 선후(先後)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나이, 지위, 경력 등으로 얻은 힘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했던 습관에 익숙해져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인 방법을 잊지 말기 바란다. 먼저 배웠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 않나. 사과와 반성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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