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금리인상·입주물량 공급과잉 등 악재 '산적'
전문가 "주택사업 의존도 줄이고 '사업다각화' 꾀해야"

▲ 지난 1일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에서 개관한 '창원 롯데캐슬 프리미어'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린 모습. 사진=롯데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봄 분양성수기를 앞두고 건설사들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겨울철 분양비수기에 묵혀놨던 물량을 쏟아낼 계획이지만,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금리 인상, 입주물량 공급과잉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분양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워서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중 전국에서 5만3천459가구가 분양된다. 1분기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약 67%가 집중됐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1만6천894가구로 물량이 가장 많고 서울(1만413가구)과 부산(5천899가구), 경남(3천722가구)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기간과 설 연휴를 피해 분양 일정을 연기하던 건설사들이 이번달 본격적으로 분양 물량을 선보일 것으로 분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몇 년간 분양시장 호조와 맞물리며 재개발 정비사업 속도까지 빨라져 일반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재개발 정비사업의 속도가 다시 늦춰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속도가 빠른 사업, 신규분양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올해 역점사업의 성공 기대감과 동시에 정부 규제 등의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분양시장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메가톤급 규제를 총망라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데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들과 예비청약자들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를 연이어 내놓고 있는 데다,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116조9천273억원으로 전월 대비 2천140억원 감소했다. 이는 올해 1월에 898억원 줄어든 데 이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감소 폭만 보면 지난해 2월(5천691억원 감소) 이후 가장 크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확산되자 서울과 일부 수도권을 제외하고 기타 지역의 청약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며 "앞으로도 똘똘한 새 아파트에 수요가 몰려 '청약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에 따라 분양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의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진형 경인여대 부동산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 회장)는 "건설사들은 봄 분양 성수기의 특수를 기대하는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 안주하기보다는 주거용 주택을 지어 임대사업을 추진하거나 주거용 부동산에 관리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등의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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