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시작부터 종영까지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국민 예능프로 '무한도전'의 종영 소식은 지난 7일 처음으로 공식 발표됐다. 김태호 PD가 하차하는 대신 최행호 PD가 맡고, 원년멤버만 하차하고 양세형, 조세호에 새 출연진으로 무한도전을 구성해서 4월부터 진행한다고 언론에서 잇달아 보도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네티즌들이 거센 반발을 보이자 결국 MBC측은 지난 13일 무한도전 김 PD와 기존 멤버가 오는 31일 다 함께 하차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김 PD는 당분간 준비할 시간을 두고 가을 이후 무한도전 새 시즌 혹은 새 기획으로 다시 돌아오,며 최 PD는 새로운 멤버들과 새 프로그램으로 4월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


■ 그동안 수고했어요
무한도전은 그간 파업기간을 제외하면 지난 12년간 쉼없이 같은 연출자와 멤버들이 함께 뛰었다. 무한도전의 경쟁자라고 불렸던 KBS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의 나영석 PD는 tvN으로 이직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즌제로 자유롭게 제작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이와 달리 10여년간 스스로의 장르를 구축하면서 이른바 '예능계의 레전드'로 자리잡았다. 

무한도전 종영이 공식으로 보도된 후 무한도전의 애청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무한도전 종영 반대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렸고, 참여인원은 현재 약 500명을 넘긴 상황이다. 특히 양세형과 조세호가 합류되며 시청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고 최근 컬밴져스 활약을 비롯 ‘꿀잼’ 예능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어서 시청자들은 더욱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사진=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


■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초가 되다
출발은 2005년 4월 23일 '강력추천 토요일' 속 한 코너인 '무모한 도전'이였다. 권석PD가 제작했던 무모한 도전은 시청자가 올린 특이한 대결 소재를 택해서 도전하는 코너로 기차와 달리기 시합, 욕조 물 퍼내기 시합 등이 있었다. 2005년 '무한도전-퀴즈의 달인' 코너로 새 단장하면서 중간에 김태호 PD가 맡게 되고, 이때 MC 마봉춘이 등장했다. 이를 거쳐 2006년 5월 6일부터는 현재와 같은 '무한도전' 포맷으로 진행되며 국민적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는 사실상 무한도전이 시조였다. 기존의 획일화된 프로그램과 달리 추격전, 무한상사, 가요제, 토토가 등 일상 속 다양한 아이템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이전에 자리잡지 못했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도 무한도전을 기점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하며 예능 장르의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했다. 

 


■ 무한도전 빠진 예능계 그 이후는?
오는 31일, 김태호PD의 하차와 무한도전 종영으로 생길 수 있는 큰 공백을 어떻게 메우게 될 지가 관심사다. 무한도전이 종영하면서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대가 본격 막을 내리게 되며, 현재 관찰 예능이 급부상하는 추세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을 비롯 스포츠선수, 일반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출연하면서 전문 예능인이 없어도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게 가능한 시대가 됐다. 또한 제작진이 개입할 여지도 줄어 연출되지 않은 모습들이 재미를 느끼게 한다. 

다만 예능계의 한 획을 그었던 김태호 PD가 다시 예능판에 복귀했을 때 들고 올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이 무엇이 될지에 따라 예능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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