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가 화두다. 민생고(民生苦)의 절박함에서 비롯되고 있다. 글로벌시대 일부 재벌그룹은 성장세가 탄탄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과 영세상공인은 그로기 상태다. 부익부빈익빈! 현실이 이러하니 소시민, 민초의 삶은 하루하루 버겁기 그지없다. 민생 현장의 어려움 해결에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할 당위가 여기에 있다.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한국 경제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경제로 가는 것이다. 여기에 소득수준별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

사다리꼴 형태의 산업구조는 이상적 모델이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 등으로 기업 발전적 구조인 것이다. 그런데 경제의 실핏줄 같은 중소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육성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여는 데 시급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직원 300인 미만인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고용 축소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시대 中企가 돌파구

글로벌시대에 튼실한 중소기업 육성이야말로 국가경쟁력 제고의 첩경이다. 정부 정책과 자금 지원, 신업인력 공급 등에 최우선적 순위를 둬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중소기업이 새 성장 돌파구를 찾아 중견 및 대기업으로 발전,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토록 하는 게 긴요하다.

정부와 경제단체들은 중소기업 생산성 강화를 위해 '산업혁신운동'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할 당위가 있다. 물론 정부는 산업혁신을 통해 5천개 기업을 지원하고 일자리 1만개 창출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한다. 긍정 평가할 만하다. 산업혁신운동은 산업계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기업ㆍ1차 협력사 중심의 상생ㆍ협력관계를 2ㆍ3차 협력사로 확대해 대ㆍ중견기업과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의 혁신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사진이 이러함에도 중소기업 40%가 고용 감소 계획 등 어려움이 현실적으로 줄어들지 않고있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소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선 시장친화적 뒷받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육성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여는 데 시급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들이 실의에 빠져 있어선 한국경제에 ‘미래’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기업 숫자의 99%가 중소기업이다. 얼추 300만개 정도의 중소기업이 있다. 중소기업의 근로자수는 전체 근로자의 88% 정도다. 나머지 12%는 대기업 근로자수이다. 그래서 흔히들 중소기업을 ‘9988’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토록 비중 높은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새 노동정책으로 인해 경영난에 빠져선 안 된다.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관계 강화가 새로운 활로를 열길 기대한다.

■제때, 제대로 된 정책 시행 시급

기업의 성과가 가계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고 이것이 재차 기업투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수를 회복하고 민생 경제를 살리는 선순환구조가 요청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업 생태계의 ‘성장 사다리’인 중견기업이 곳곳에서 나와야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도 가능하다. 이제부터라도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체계화된 정책이 나와야 한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애로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들을 혁신성장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신(新)산업정책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시행도 때가 있다. 중소기업의 잠재성장률 회복 등에 정책 주안점을 둬야 한다. 여기엔 투자 활성화와 고용 유연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 노조의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 세계를 상대로 한 한국의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중소기업벤처부가 신설되는 등 그 어느 정부보다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와 지원책이 나오고 있다. 물론 ‘신발 신고 발 긁는 식’의 현실 유리적 정책은 정부의 신뢰지수만 떨어트릴 뿐이다. 제때, 제대로 된 중소기업 정책 시행이 요청되는 대목인 것이다.

원나라 때 잡극작가 관한경(關漢卿)은 ‘구풍진(救風塵)’이라는 잡극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배가 강의 한복판에 다다른 뒤에야 물이 새는 것을 고치려 한다면 이미 늦는다.(船到江心補漏遲)”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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