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디지털 경제지수…유럽 평균 밑돌아 16위
마크롱 대통령 "인공지능에 15억 유로 투자할 것"
구글·삼성전자 등…연구센터 설립하고 일자리 창출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 디지털 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프랑스 정부의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프랑스는 미래 핵심 기술인 AI(인공지능)에 대한 선제적 투자 강행과 더불어 구글과 삼성전자 등 해외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최근 발표한 정기간행물 'ICT 브리프(Brief) 2018-13호'를 통해 프랑스의 디지털 경제사회 지수가 현재 유럽국가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조사한 '2017년 디지털 경제사회 지수(DESI)'를 살펴보면 프랑스의 DESI지수는 0.51로 EU 28개국 평균인 0.52를 밑돌아 전년과 동일하게 16위를 유지했다. DESI 성장세가 다른 국가 대비 미미한 수준이며 특히 '디지털 공공 서비스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평균보다 낮았다.

이에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2년까지 AI 연구에 15억 유로의 공적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AI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혁명을 일으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현재 미국과 중국의 기술 역량이 높게 평가되고 있어 프랑스에도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프랑스는 유명 수학자이자 국회의원인 세드리크 발리니가 만든 'AI 권고안(FOR A MEANINGFUL ARTIFICIAL INTELLIGENCE)'을 기반으로 기술 지원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AI 기술을 연구하는 프랑스 신생기업이나 연구센터, 프로젝트와 기금 등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전문가 유치를 위한 국가 연구 프로그램도 만들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9%에 이르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취임 당시부터 친(親)기업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해외 기업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이번 AI 자금 투자 계획 발표와 맞물려 글로벌 ICT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키고 있다.

먼저 구글은 AI센터를 파리에 세우고 늦어도 오는 2019년 말까지 직원수를 50%늘려 총 700명의 직원을 고용할 계획을 밝혔다. 또 프랑스 전역에 구글 허브 4곳을 열어 온라인 기술 및 디지털 문맹 퇴치 무료 교육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페이스북은 AI 연구를 위해 향후 5년간 프랑스에 1천만 유로를 투자한다. 이미 지난 2015년 파리에 AI 센터를 건설한 상태로 현재 10명인 박사급 인재를 40명으로 늘리고 기술자는 40명에서 6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향후 3년간 프랑스 내 AI 개발에 3천만 달러를 투자한다. 이미 MS 프랑스는 알트란·악사(AXA)·에어프랑스KLM 등 주요 프랑스 기업과 환경·교통·헬스케어 등 생활밀접 산업분야의 AI를 연구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약 40만명에게 AI 교육을 시키고 ICT산업 관련 신규 직업 3천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파리에 AI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이에 올해 말까지 파리 지역의 연구개발(R&D) 인력을 50명 수준으로 늘리고 향후 1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번 AI 연구소는 서울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은 삼성전자의 세 번째 센터이자 유럽의 첫 거점이다. 유럽시장뿐만 아니라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IITP는 전망했다.

그 외에 네이버도 지난해 6월 프랑스 AI연구기관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했으며 일본 후지쯔 그룹도 내년 3월 프랑스에 유럽 AI연구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IITP는 "이 같은 프랑스 정부 움직임은 미국 실리콘벨리로 유입된 프랑스 기술 인재를 확보하고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기술 전쟁의 무대를 파리로 옮겨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프랑스는 기초과학과 수학이 발달한 나라로 AI와 블록체인 분야 인재가 많이 배출되고 있어 해외기업 유치와 함께 인재 유입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AI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인프라와 데이터, 인력, 경험 등이 필요한 만큼 우리나라도 기술개발과 인재양성, 중소기업 육성 등 생태계 마련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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