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해외 호텔예약 과정상 오·중복 결제 주의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최근 해외구매가 새로운 소비채널로 정착한 가운데 숙박·항공관련 소비자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 호텔예약 대행업체 관련 상담 증가세가 두드러져 이에 대한 개선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해외구매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4천909건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2천632건)에 비해 86.5% 증가했다.

이 중 '숙박'품목이 1천74건, '항공·항공서비스'품목이 865건으로 같은 기간 각각 345.6%, 225.2% 늘어나 다른 품목에 비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사업자 소재국 확인이 가능한 1천884건(국내사업자제외)를 살펴보면 '싱가포르'가 637건으로 같은 기간 749.3%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는 싱가포르 소재 해외 호텔예약 대행사업자인 '아고다'관련 상담이 급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원은 "최근 해외 호텔예약 대행업체를 통해 예약 중 소비자가 예약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고지 없이 최종 결제가 완료되거나 오류로 중복결제가 된 사례가 많다"며 "그러나 이 경우 사업자가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결제 오류 방지 시스템 개선을 요청, 개선이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호텔예약 대행업체를 이용해 80만원 상당의 일본 도쿄 소재 호텔을 예약한 A씨는 약 1시간 후 동일 조건의 상품을 확인하던 중 기존에 저장돼 있던 신용카드 정보로 추가 결제가 이뤄졌다. A씨는 이를 환불 요청했으나 '취소불가 상품'임을 이유로 대신 적립식 기프트 카드를 제공하겠다는 사업자의 답변을 받았다.

B씨 역시 태국 푸켓 소재 호텔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결제오류가 발생해 처음 단계로 다시 돌아가 동일 호텔을 결제했다. 이후 중복결제 된 것을 문자로 확인하고 환불을 요구했으나 '환불불가 상품'이라며 거부당했다.

한 해외 호텔예약 대행업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살펴보면 처음 결제시 '카드정보 저장'이 체크 설정 돼 있다. 소비자가 이를 인식하고 해제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다음 결제시 기본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물품·서비스 구매시 팝업창을 통해 결제완료를 인식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이 사이트는 '지금 예약&결제하기' 버튼 클릭 한번으로 예약 뿐 아니라 결제까지 한 번에 완료된다. 이에 소비자들은 예약 후 결제완료를 위한 다음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

소비자원은 "카드정보 저장 설정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다음 결제시 기본적인 결제수단으로 활용됨을 별도로 설명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며 "예약·결제 또한 팝업창 생성으로 '상기 예약 및 결제가 완료됩니다. 동의하십니까?' 식의 문구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소비자원은 해외 구매시 취소 및 환불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소비자들이 제품·서비스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또 서비스가 계약 내용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결제한 국내 신용카드사에 피해를 입증해 '차지백(chargeback·입금취소) 서비스'를 요청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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