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올해 이동통신업계 최대 화두였던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끝났다. 5G는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VR(가상현실)·자율주행자동차 등 미래 4차산업혁명 서비스 구현의 필수 인프라로 앞선자나 뒤쫓는 자 모두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운을 걸어야 했다.

이동통신3사는 우선 다량의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넓은 주파수폭을 확보해야 했고 그 다음으로는 경계 주파수대와 겹치지 않아 잡음 간섭 없이 안정적인 송·수신 서비스가 가능한 좋은 주파수대역을 가져와야 했다.

SK텔레콤이 기존 3G·4G체제에서 확보한 많은 가입자를 이유로 최대 주파수대역을 가져갈 것을 공공연히 강조한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의 행동 여하에 따라 3조2천760억원에서 시작된 입찰가가 4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LG유플러스가 5대 3대 2로 나뉜 현재의 통신시장구조에서 만년 3위 사업자로 머물기보다는 5G라는 신기술의 출현으로 통신시장 판도가 요동치는 이 시점에서 적극적인 베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8일 조기 종료된 주파수 경매 결과는 이통3사가 상호간에 수용가능한 수준에서 타협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SK텔레콤으로선 1위 이통사답게 최대·최선호 주파수대역을 확보했고 KT는 가운데 자리여서 외부 확장성은 제한받지만 역시 최대 주파수대역을 가져 옴으로써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5G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로서도 당장은 주파수 대역이 작지만 5G 사업 초기 수익화가 용이하지 않을 때 오히려 내실을 기할 수 있고 추후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리적인 측면에서 마냥 불리하지 않다.

이통3사는 주파수 경매대금 비용부담을 적게 지불한 만큼 5G 네트워크 투자 여력이 증가하게 됐다. 증권투자업계에서 향후 4년간 약 30조원 넘는 네트워크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통사는 이 투자자금이 국내 장비업계에 단비가 돼 관련 산업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식으로 저가의 중국산 장비에 꽂힌 순간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단꿈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악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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