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로 경력 단절…남성직원 대비 절반짜리 임금 받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아직까지 남녀간 임금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기업 193개를 대상으로 '페이갭(Pay Gap·남녀 임금격차) 현황'을 조사한 결과 23.8%가 '남녀임금격차가 존재한다'고 응답했다고 21일 밝혔다.

남녀임금격차가 존재하는 이유로는 '직무가 달라서(47.8%·복수응답)'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기본적인 임금세팅이 남녀 구분이 돼 있어서(19.6%)', '남성직원의 승진 비율이 여성직원보다 높아서(19.6%)', '업무 능력에 차이가 있어서(15.2%)', '고위직급의 남성 비율이 높아서(13%)', '채용 포지션과 조건이 처음부터 달라서(8.7%)' 등 불평등한 요소가 있음을 시사하는 답변들이 이어졌다.

남녀임금격차가 많은 업종으로는 '제조(26.1%)', '서비스업(19.6%)', '건설(13%)' 등의 순이었다. 임금격차의 비율을 살펴보면 남성임금을 기준으로 여성임금의 수준은 평균 51.3%로 여성직원은 남성직원 임금의 절반 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50%미만(63%)'이 가장 많았고 '50%(10.9%)', '80%(8.7%)', '90%(8.7%)', '70%(6.5%)' 등이었다.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주 원인 중에 하나인 '승진'에 대해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74.1%)'는 기업이 많았지만 '남성직원의 승진이 더 빠르고 많다'는 기업도 24.4%였다. '여성직원의 승진이 더 빠르고 많은' 경우는 불과 1.6%였다.

여성의 승진이 느리거나 적은 이유로는 '임신·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돼서(38.3%·복수응답)가 1위였다. '남성중심의 기업문화가 있어서(34%)', '남성 직원이 많아서(23.4%)', '관행적으로 여성 승진은 일정 이상은 제한해서(19.1%)' 등의 이유도 이어졌다.

응답한 기업들은 남녀임금격차에 대해 '점진적으로 격차가 해소 돼야 한다(74.1%)'고 생각해 현실적인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17.6%)', '차이는 당연하다(8.3%)'는 응답도 있어 직장 내 양성평등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격차 비율은 16년째 OECD(경제협력개발구기구) 국가 중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며 "이는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짧은 근속기간과 낮은 승진 비율 등이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OECD는 지난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임금수준이 남성의 63.8% 수준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상당히 낮은 수치로 직무가치나 성과와 무관하게 매년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호봉제를 도입한 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남녀간 인적 소성 차이로 임금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임 팀장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공해 여성직원의 장기근속률을 높이고 업무 역량과 성과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