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서울시 사물인터넷 산업 잠재력과 육성방안' 보고서 발간
93%가 소규모 업체…매출액·영업이익 전국 평균·경기도 대비↓
네트워크·서비스 분야만 집중…교류·협력·인재 양성 정책 부족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IT융합 분야에 있어 국내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서울시가 IoT(사물인터넷) 관련 산업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IoT 관련 기업·종사자 수는 최다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국 평균 및 경기도보다 낮았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서울시 사물인터넷 산업 잠재력과 육성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IoT 관련 사업체 중 93% 이상이 종사자 50인 미만으로 규모가 영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서울시 IoT 산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실시하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IoT는 현실 세계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접점 역할을 하는 융합사업으로 경제, 산업, 문화 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와 연결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한 기술이다. 디바이스와 네트워크, 플랫폼, 서비스 등 4개 분야로 생태계를 나눌 수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로는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스마트카 등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시 소재 IoT 잠재산업군의 사업체 수는 1만2천935개로 전국(2만7천440개)에서 서울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47.1%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소재 산업군에서 근무하는 종사자 수는 총 21만9천910명으로 전국(52만146명)의 42.3%에 달한다. 이는 서울이 IoT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역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서울시 소재 IoT 잠재산업군에 속하는 사업체 중 대부분(93.9%)이 종사자 5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로 나타났으며 10인 미만의 영세 사업체 비중도 69.0%에 달한다. 평균 종사자 수는 17.0명으로 전국사업체 평균 종사자 수(19.0명) 보다 적으며 경기도 지역 평균 종사자 수(26.7명) 보다 낮았다.

매출액 규모는 63조6천억원으로 전국의 4분의 1(22.9%)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 소재 IoT 잠재산업군의 산업체 수 비중인 47.1%의 절반 수준으로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영세했다. 반면 경기도는 디바이스 분야의 강세에 힘입어 서울시의 약 2배에 해당하는 128조3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 2015년 기준 서울시가 3조4천억원으로 전국 영업이익(24조3천억원)의 14.1%, 경기도(12조원)와 비교하면 약 4분의 1 규모에 불과할 정도로 적었다. 서울의 IoT 잠재산업군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네트워크 분야(71.9%)와 서비스 분야(21.2%)에 밀집돼 있었다. 플랫폼 및 디바이스 분야의 비중은 각각 3.0%와 3.9%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서울시의 지원 정책들이 주로 기술지원사업과 인프라 구축 등에 집중 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 1999년 '서울 정보화 마스터플랜'을 시작으로 5년마다 정보화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2016년에 수립된 '서울디지털 기본계획 2020'에서 첨단기술을 활용한 추진전략과 전력과제, 실행과제들이 제시돼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은 기술 지원과 인프라 구축 등 다방면에서 IoT와 관련한 직·간접적인 정책들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주로 디지털대장간 운영이나 성북시제품제작소 운영 등 기술지원사업과 인프라 구축 등에 집중돼 있으며 교류·협력, 교육·인재 양성, 창업·사업화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조달호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신기술 활용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규제완화나 자금지원 등은 현 정부의 4차산업을 향한 의지를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서울시는 서울의 강점 및 환경 등을 파악해 기존에 운영되던 사업들과 함께 IoT산업 및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들을 적극 개발·육성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IoT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좋은 환경으로 G밸리를 선정했지만 G밸리 특성상 제조업이 많으므로 '제조업을 도와주는 서비스업'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이종산업 간, 개발자 간 협업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요구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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