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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미·중 '태양은 하나'
  • 황종택 주필
  • 승인 2018.07.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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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패권 대결이 본격화됐다. 세계 양대 강국인 미·중 간 관세폭탄이 터진 것이다. 사상 최대 무역전쟁 개시다. 먼저 방아쇠를 당긴 쪽은 미국이다. 미 행정부는 예정대로 현지시간 6일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2주 이내에 160억 달러(약 17조9천억원) 규모의 284개 품목에도 관세가 매겨진다. 

미국은 추후 유보하고 있는 5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총액이 5천54억 달러라는 점을 고려, 중국에서 수입하는 거의 모든 물건에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사격에 효과가 없으면 대포를 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는 발효됐다"고 즉각 반발했다. 

■G2 간 사상 최대 무역전쟁 개시

이번 싸움은 G2(세계주요2개국)로 불리는 미·중 간 패권 대결로 분석된다.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라는 의식이다. 이른바 미국에 의한 세계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에 대항, 중국에 의한 세계질서를 추구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정면충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로마제국의 팍스 로마나, 대영제국의 팍스 브리타니카에 이은 팍스 아메리카나가 중국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즈음이다. 미국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물론 세계 경제의 성장·침체와 더불어 패권국의 성쇠가 반복되는 것이기에 ‘영원한 패권제국’은 없다는 게 고금동서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프린스턴대의 정치학자 로버트 길핀의 ‘패권전쟁론’이다. 새롭게 부상하는 나라는 체제 변화에 따른 기대이익이 기대비용보다 크면 기존의 패권국에 대항해 체제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미·중 전쟁을 꼽을 수 있다. 양국은 체제 변화의 한계비용이 한계이익까지 다다를 때까지 정치적 영토적 확장을 통해 체제 변화 시도가 예견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힘의 재분배를 반영하는 새로운 균형이 성립된다. 바꿔 말하면 도전국 중국의 약진으로 힘 관계의 불안정화나 비정통화가 진행돼 미국과 패권 공방전이 전개되고, 미래에 새로운 패권국 하에서 안정화→추격→불안정화→패권전쟁이라는 새로운 순환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팍스 시니카는 성공할까. 당분간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미·중국 패권 다툼은 당장 무역 구조상 중국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도 미국의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4%인 반면, 중국의 수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8.9%라는 수치가 뒷받침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충격파다.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가장 영향을 받는 국가 10개국 중 한국이 6위라고 한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한·미 통상 마찰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의 파장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미·중 갈등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미·중이 서로 34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매길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1억9천만달러, 대미 수출은 5천만달러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고래싸움 속' 한국 활로찾기 절실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화하면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다. 내수에 이어 수출까지 뒷걸음질하면서 성장이 내려앉을 공산이 크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장기전에 대비해야겠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주석의 패권 추구는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 시 주석은 이미 "중화민족이 굴기하고 부강해진 위대한 도약을 맞은 것은 중국 인민의 분투의 결과"라면서 중화민족의 부흥인 '중국몽(中國夢)'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경제와 군사 패권의 동시 강화를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중국인은 현세주의에 집착한다. 남북조 시대 재야 선비인 노포(魯褒)가 "돈은 귀신을 시켜 맷돌을 돌릴 수도 있다.(有錢可使鬼推磨)"고 말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중국인들에 의해 추구되고 있는 팍스 시니카의 당위성이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국인들은 적어도 1840년 아편전쟁 전까지 자신들이 미국인보다 더 풍족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패권국을 꿈꿀수록, 미국은 고삐를 더 강하게 조인다는 점이다. 여하튼 한국 경제의 활로찾기가 절실하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돼선 안 된다. /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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