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하반기 경제운용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부존자원이 적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입장에서 수출전선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여간 큰 일이 아니다. 예컨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수출 증가율을 4%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 증가율 15.8%에 비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무엇보다 원화 강세, 고금리, 유가 상승 등 이른바 '신(新)3고(高) 현상'이 수출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게 된다. 유가 상승은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G2(세계 주요2개국)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 초유의 무역전쟁은 큰 부담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한·미 통상 마찰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의 파장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미·중이 서로 34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매길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1억9천만달러, 대미 수출은 5천만달러 각각 감소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추산할 정도다.

이런 여건에서 설상가상 2019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천350원으로 결정돼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올라 사업자들이 감원에 나서는 판에 또다시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사업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는 하소연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마저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겠는가.

김 부총리는 16일 이주열 한은 총재와 회동 후 취약계층 근로자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이같이 걱정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금년 일부 연령층, 업종 등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하는 조짐이 보이고 사업자 부담 능력을 고려할 때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불복 선언을 했다. 소상공인들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헌법에 입각한 '국민 저항권'을 발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최저임금이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 급여 329만원의 64% 수준에 그친다. 이번 최저임금 10.9% 인상이 시행될 경우 영업이익은 200만원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한국 자영업자의 5년 내 폐업률이 80%에 이르는 실정에서 내년도에 이번 최저임금이 적용되면 더욱 악화되리라는 건 불 보듯 훤한 일인 것이다. 폐업기업 중 소상공인 비율은 98% 이상에 달한다. 정부가 그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여 하는 당위다.

현실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의 재심의가 '난망(難望)'이라면 영세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 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살인적인 임대료를 개선하기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재벌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는 법안, 프랜차이즈 갑질을 해결하는 가맹점거래공정화법 등의 개정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지원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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