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게 내려가기만 하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최근 반등세를 보이며 반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7월 하반기 LCD TV용 패널 평균가격은 176.3달러로 상반월(176.1달러)에 비해 0.07% 소폭 오르면서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TV패널 사이즈별로 구체적인 상승폭을 살펴보면 32인치가 50달러에 턱걸이하며 가장 큰 폭(8.7%)으로 올랐고 40인치(74달러)와 43인치(92달러)가 각각 2.8%, 2.5% 상승하며 그 뒤를 따랐다. 올해 LCD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의 장본인이었던 중국 제조업체 BOE와 차이나스타가 주력인 32인치 패널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인접 시장인 40·43인치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보조금 지원으로 소형 제품을 중심으로 원가수준의 막무가내 밀어내기 출시를 하던 중국 기업들이 최근 수익성 경영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아시안 게임 등 빅 스포츠 이벤트를 위시해 본격적 성수기가 다가옴에 따라 TV업체들이 재고 축적에 적극 나섬에 따라 가격 회복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서서히 일고 있다.

하지만 대형 패널로 올라가면 상승세가 아직 확고한 대세가 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55인치(160달러)가 상반기(159달러) 대비 0.6% 올랐을 뿐 65인치와 75인치는 각각 0.8%, 0.9% 하락했다. 올 상반기 동안 매월 각각 15달러, 20달러씩 내려앉던 하락폭이 이번달 들어 5달러, 10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이다.

자국 산업의 헤게모니(패권)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미국·중국 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행동이 미적지근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우리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0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찾아 디스플레이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국내 기업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환을 위한 세제지원을 약속했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부터 중국 업계의 동향에 따라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잘 살려 디스플레이의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민·관은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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