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발명한 수 많은 발명품 중에 문자, 종이와 같이 문명을 발전시킨 발명품도 있지만 인간 수명을 두 배 가까이 획기적으로 연장 시킨 데 일등 공헌을 한 발명품은 바로 ‘비누’라고 할 수 있다. 그 어떤 의료기술도 인류의 수명을 두 배나 연장시키지는 못했다. 어른 주먹에 쏙 들어오는 작은 물건이 인간 수명을 비약적으로 연장시킨 비법은 무엇일까? 바로 비누가 위생 개선에 기여했기 때문이고, 위생은 질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또 비누는 건강 측면에서 보면 질병을 예방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예방활동은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다. 건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혈압측정, 혈액검사, 소변검사, 초음파, 내시경 등 적시에 검진을 받아야 한다. 건강상태는 각종 지표를 통해 분석되고 지표는 숫자를 통해 건강의 수준을 나타낸다. 정상, 주의, 경계, 심각 등의 임계치와 측정 결과를 비교하여 현재 건강상태를 알 수 있으며, 이상이 발견될 경우 약물치료나 수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규제, 심화되는 경쟁,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이종산업 간의 융합 등은 기업을 둘러싼 외부 위협요소다. 허술한 내부통제는 안에서 곪는 염증과도 같기 때문에, 이러한 위협요소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설계되어 운영되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더불어, 최근 내부통제 체계를 정비하고 통제활동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법적 요구사항이 강화되면서 기업의 리스크 예방활동이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외부 리스크 요소나 내부에서 발생하는 리스크 요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내부통제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리스크를 적시에 센싱하여 그에 맞는 대응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또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건강검진과 같이 지표 관리가 중요하다. 지표가 관리되어야 측정 기준이 수립되고, 적합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관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리스크 요인과 내부 운영과정의 리스크를 인지하여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을 조합하여 효과적인 내부통제를 식별하고 운영하는 것은 마치 건강을 위해 수시로 손과 발을 비누칠하여 씻는 것과 같다.
기업도 비누와 같이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엄청난 고가의 의료기기가 있다고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닌 것처럼 주기적인 진단과 예방활동, 리스크 관리 문화 확산, 리스크 센싱 기능 강화 등을 통해 리스크에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 위생관리에 아무리 신경 쓰더라도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이 때 적시에 약물치료와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은 예방활동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발현되었을 경우 적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모니터링 활동이 필요하다. 그 도구로서 리스크 시나리오 개발과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
흔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외국에서는 ‘Don’t learn safety by an accident’라는 말이 있다. 안전을 사고를 통해 배우지 말라는 뜻이니 위의 우리 속담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기업도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비누와 같은 리스크 예방활동과 건강검진과 같은 센싱 활동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채수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 애널리틱스(Risk Analytics)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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