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 세계 최초 공개

▲ 이강덕 연구위원(오른쪽)과 연구원들이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기아자동차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한 가족이 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 부모님과 자녀간 듣고 싶은 음악 취향이 달라 아이들의 경우 보통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 같은 자동차 안에서 좌석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12일 자사 미디어 채널 HMG 저널과 유튜브를 통해서 차세대 음향 기술인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SSZ, Separated Sound Zone)' 기술 설명 콘텐츠를 공개했다.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은 운전석, 보조석, 뒷자석 등 각 자리에서 독립적인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음장을 형성·제어하는 기술이다.

차량에 내장된 여러 개의 스피커들이 동시에 다른 음향을 낼 때 나오는 소리의 파장을 서로 감쇠시키거나 증폭시키는 원리를 이용해 좌석별로 원하는 소리가 재생된다. 이에 따라 각 좌석에서는 다른 음악을 틀어도 소리가 중첩해 들리는 간섭이 발생되지 않으며 좌석별로 방음시설이 구비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 차를 탑승하면 별도의 헤드폰이나 이어폰 없이 좌석별로 다른 음악을 듣거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으며 음악을 들으면서 탑승자 간 대화도 가능하다.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핸즈프리로 전화 통화를 하는 내용이 다른 좌석에선 들리지 않아 각자의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다.

내비게이션 길 안내 음성이나 자동차 경보음과 같은 정보성 음향을 운전자만 들을 수 있어 나머지 좌석에서는 정숙한 실내 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뒷자석에 잠든 아이가 타고 있으면 뒷자리로 소리가 넘어가지 않아 운전자는 자유롭게 내비게이션 소리를 켜두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4년부터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 연구를 시작해 자동차에 대한 테스트를 완료했다. 이 시스템은 이르면 1~2년 이내 양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을 개발한 이강덕 연구위원은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은 자동차 내에서 즐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자율주행 시대에 필요한 기술"이라며 "개인에게 독립된 오디오 공간을 부여해 자동차가 더 친화적인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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