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에코 "서비스 로봇, 산업용보다 가파르게 성장할 것"
사용비용 낮고 환경오염 적어…사물 탐색·인공지능까지 탑재
일자리·도로·기술수준·규제 등의 변수 존재…부작용 고려해야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DIGIECO)는 최근 발간한 '배달 로봇의 시장 동향 및 시사점'보고 서를 통해 '서비스 로봇'이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그 응용분야가 방대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스타십의 배달 로봇. 사진=스타십 홈페이지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세계적으로 배달 로봇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일자리 문제와 도로, 기술 수준, 규제 등의 부작용도 함께 예견돼 있어 상용화에 앞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DIGIECO)는 최근 발간한 '배달 로봇의 시장 동향 및 시사점'보고 서를 통해 '서비스 로봇'이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응용분야가 방대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제언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의 시장 규모는 올해 440억 달러 에서 오는 2023년에는 690억 달러로 연평균 9.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비스 로봇의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112억 달러에서 297억 달러로 연평균 21.44% 성장해 산업용 로봇보다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 로봇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로봇은 바로 '배달 로봇(Delivery Robot)'이다. 전 세계에서 배달 로봇을 개발하며 많은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스타십(Starship Technologies)'이 있다. 스타십은 지난해 1월에 '다임러(Daimler)', '샤스타벤처스(Shasta Ventures)' 등으로부터 1천720만 달러를 투자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스타십의 배달 로봇은 반경 3㎞ 이내에 물품을 배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사물과 사람을 탐색해 보행자의 속도로 움직여 사람들의 불편이나 안전 문제를 최소화 하고 있다. 화물칸은 잠긴 상태로 운행하며 수령인만이 열 수 있으며 배달 중인 로봇의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타십과 경쟁하는 배달 로봇 전문 스타트업 중 하나인 '로비(Robby Technologies)'는 지난 6월 '로비2(Robby 2)' 라는 이름의 배달 로봇을 선보였다. 로비2는 적외선 카메라와 헤드라이트를 장착해 어두운 곳에서도 운행할 수 있다. 비가 내리는 날씨와 샌프란시스코처럼 가파른 언덕이 많은 지역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아직 본격적으로 제품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배달 로봇 전문 스타트업 '박스봇(Boxbot)'도 지난 6월 토요타 AI벤처스(Toyota AI Ventures)' 등으로부터 75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토요타 AI벤처스는 토요타 자동차가 AI(인공지능) 및 로봇 기술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털이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거대 IT기업들도 배달 로봇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중국의 e커머스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 5월 'G플러스(G Plus)'라는 이름의 배달 로봇을 공개했다. 알리바바는 항저우에서 도로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G플러스는 장거리 배달이 가능하고 여러 개의 상자를 탑재할 수 있다. 안전상의 이유로 최대 속도는 시속 15km 정도이며 주변에 사람들이 있을 경우에는 시속 10km로 속도를 줄 여서 운행한다. 

국내에서도 음식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5월 '딜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딜리는 앞서 소개한 배달 로봇들과는 달리 현재 모습은 실내에서 음식을 나르는 서빙 로봇에 가깝다. 우아한형제들은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푸드코트에서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까지 나르는 현장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현재는 연구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최소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해진다. 

보고서는 인건비는 계속 올라가는 반면 디지털 기술의 사용 비용은 점차 낮아지므로 로봇 운용에 대한 비용 역시 저렴해 질 것으로 예상했다. 배달 로봇은 자동차나 오토바이처럼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적으로도 바람직해 장기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곧바로 대중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견했다. 모든 배송을 로봇으로 대체했을 경우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로봇들이 다닐 수 있는 도로와 환경에 대해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 소장은 "기술 수준을 비롯해 법 제도, 정부 규제, 사업자 의지, 문화 차이, 도시 환경 등 여러 복합적인 변수가 작용해 배달 로봇의 확산 속도는 국가마다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며 "배달 로봇의 확산을 위해서는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여러 변수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배달 로봇의 확산이 막을 수 없는 미래이자,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회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판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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