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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신동빈 회장에게 ‘기업보국’ 기회 주길
  • 황종택 주필
  • 승인 2018.09.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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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를 위해, 그룹을 위해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일당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7개월 가까이 영어(囹圄)의 몸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월29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한 최후 진술이다. 지난 2월 중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신 회장의 진술엔 '진정성'이 진하게 배어 있다. 그의 진술 요지는 이렇다. "기업 현안이 있는 상태로 사회 공헌 행위를 해서 문제가 됐는지, 대통령과 독대해서 문제가 됐는지, 안가(安家)에서 비밀리에 만나서 문제가 됐는지, 아직도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지원금을 요청한) 재단도 이미 저를 포함해 많은 기업인이 출연한 공식 재단이었다."

재단 뒤에 사익을 추구하는 최순실이 있었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거듭 힘주어 말하는 대목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여러 기업이 최순실 주도의 재단 지원에 참여했는데 롯데만 뇌물이라고 한다면 동의하기 어렵다는 억울함을 강조하면서 재계 5위 그룹 총수로서 국가 경제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길 간곡하게 바라며 진술을 마쳤다. 검찰 입장은 냉엄했다. 징역 14년 구형(求刑)이다.

■'진정성' 큰 최후진술…진한 울림

신 회장 건은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법리논쟁 대상이지만 상식선에서 되새겨보자. 예컨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뇌물 제공 혐의와 관련, 특검과의 '사투' 끝에 사실상 무죄를 인정받고 지난 2월 5일 자유로운 몸이 됐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최순실 사건'에 연루돼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 부회장은 풀려났다. 신 회장에 대한 선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본다.

다만 지난 8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신 회장의 항소심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이긴 하다. 박 전 대통령이 신 회장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70억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사실관계는 이번 항소심 판결에서도 그대로 원용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 역시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되고 있긴 하다. 한데 상고(詳考)해보자.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낸 70억 원은 삼성 재판의 경우와 마찬가지 논리로 ‘강압에 의한 출연금’으로 규정될 수도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판결)하면서 그 행위를 '직권남용'으로 명시한 것과 궤를 같이 하잖은가.

따라서 특정기업 총수에 대한 법리 해석의 유·불리를 떠나 신동빈 회장에 대한 '보석'을 허락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신 회장의 말처럼 국가 경제를 위해서다. 사실 롯데는 국익을 위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으로 중국에서 얼마나 큰 손실을 감수했는가! 작금 우리나라는 '고용 절벽'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올 1월 33만여 명이던 취업자 증가폭이 7월엔 5천 명으로 급전직하 줄었다. '완전 고용'에 가까운 주요 선진국과 대비를 이룬다.

■시대상황 반영한 법 적용 절실

원인은 먼 데 있지 않다. 현 정부가 반기업적, 곧 시장친화적이지 않다는 데서 찾아야 한다. 대기업을 적폐로 몰면 투자와 생산 활동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기업은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부(國富)의 원천이다. 대기업의 병폐를 개혁하는 일에 반대할 이는 없다. 하지만 교각살우는 경계해야 한다. 소뿔 고친다고 소를 죽여서는 안 될 말이다.

물론 엄정한 법치는 공동체 질서 유지의 초석이다. 중국 전국시대 법가 한비자가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모양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이유다. 그래도 간과해선 안 될 법 정신이 있다. "시대 사정에 따라 법을 고치고, 공공 이익을 좇아 법을 받들면 골고루 이익을 나눌 수 있다.(系事通時依變法 從公奉法得平均)"

2천200여년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에 한비자가 주는 경책이다. 백성의 삶을 옥죄는 법과 제도도 문제이지만 민초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시의적절한 법과 제도 운영이 긴요하다는 취지다.

근래 이 땅의 젊은이들은 구직을 통한 사회 진출도 못해보고 실의에 빠져 있다. 정부는 기업이 고용창출을 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야지, 국민 혈세인 재정으로 무한정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사리가 이러하기에 신 회장에게 '기업보국(企業報國)'의 기회가 속히 주어졌으면 한다. 신 회장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5일 열린다. 이 달 말은 그리움을 담아 희망의 보름달이 뜨는 중추절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조만간 '비상(飛翔)의 날개'를 다시 달길 기대한다. /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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