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관세 여부가 최대 관건…기대 半, 우려 半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우리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게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양대 강국의 대결은 우리로선 이른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특히 대미 수출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철강업계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윤명철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우리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게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양대 강국의 대결은 우리로선 이른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를 증폭시키며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다만 해당 요인들의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이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지적대로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악재다. 만약 우리의 주요 교역국인 미·중 양국이 전면전을 치루게 된다면 우리의 수출전선은 태풍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미 수출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철강업계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 철강업계, 미국의 처분만 기다린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나타낼수록 국내 수출업체들이 입게 될 피해는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18년 7월 한미 교역 및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국내 철강품목에 대한 관세가 추가적으로 매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정부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통상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철강업계는 올 7월 對美 수출에서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관 대미 수출 감소가 전년 대비 -37.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승용차와 타이어 등이 수출 감소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의 하반기 철강업계 전망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무역협회는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중국산 철강 제품 경쟁력이 줄어 한국산 제품의 수입이 증가할 수 있으나, 국산 철강 제품 수입비중이 증가할 경우 한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철강업계에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철강제품 쿼터에 대해 선별적으로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발표한 <주간 국내외 증시 동향>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산 철강 제품을 쿼터(수입 할당제) 대상에서 선별적으로 면제하기로 결정하고, 중국이 감산 물량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리 철강제품에 대한 규제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중국이 감산 물량을 증가시킨다면 우리 철강업계는 호재를 맞이할 수 있다. 한 마디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위기가 아닌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오는 5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여부에 대한 공청회를 종료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공청회 결과에 관계없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 상황이 펼쳐진다면 우리 철강업계는 즉각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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