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매출액, GDP 20% 차지…미국·일본에 견줘 심해
"정부, 혁신성장 추진하며 대기업 심화 우려…공정경제 통해 내수 부양해야"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6천778억달러로, GDP(1조5천308억달러)와 비교했을 때 44.2%에 달했다. 이에 반해 일본 10대 기업의 매출은 GDP(4조8천721억달러)의 24.6%인 1조1천977억달러였다. 미국의 10대 기업 매출은 2조2천944억달러로 GDP(19조3천906억달러)의 11.8%로 우리나라와 대조를 보였다.
문제는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GDP 대비 매출 규모가 지난 2015년 41.5%에서 2년 만에 2.8%포인트나 올랐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미국은 11.8%로 같았고 일본은 25.1%에서 24.6%로 소폭 감소했다.
이어 현대차가 지난해 매출 902억달러(GDP 대비 5.9%)로 2위에 올랐고 LG전자(575억달러·3.8%)와 포스코(568억달러·3.7%), 한국전력공사(560억달러·3.7%)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이밖에 기아차(501억달러·3.3%), 한화(472억달러·3.1%), 현대모비스(329억달러·2.1%), 삼성디스플레이(321억달러·2.1%), 하나은행(309억달러·2.0%) 등이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을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이 3개로 가장 많았고,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2개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최근 정부가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경제성장률이 저하되면서 집권 후 강력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대신에 '혁신성장'을 강조하면서 대기업에 유리한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함에 따라 대기업 집중도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날 일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한다며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은행 은산분리 완화, 의료산업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은 대기업에게만 유리해 경제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정부는 집권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서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불공정 하도급 등 각종 갑질 행태를 근절하고 대기업 지배구조 등을 개선해 경제성장의 성과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분수효과'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함으로써 경제양극화 문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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