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7%로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주(0.45%) 상승률보다 0.02%포인트 더 올랐다. 이는 감정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주택시장동향을 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95%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주(0.92%)보다 0.03%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들 기관의 통계를 보면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도소득세 중과와 더불어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으로 다주택자들은 여러 채의 집을 팔아 모은 돈으로 강남권의 돈이 되는 비싼 집 한 채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와 다주택자 간의 전쟁은 참여정부 시절을 연상케 한다. 지난 2005년 종합부동산세 신설은 물론, 이후 보유세 강화, 1가구 3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굵직한 수요 중심 규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이듬해 전국 집값은 11.58%로 3배 이상 폭등했다. 이 기간 서울 집값 오름세는 5.65%에서 18.86%로 두드러졌다. 다행히 현 정부는 이런 실패의 결과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일까. 정부는 빠르게 주택공급 확대로 정책 기조를 선회하는 모습이다.
수요를 억누르는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공급 확대는 더더욱 아니다. 공급 요구가 큰 지역에 어떤 형태로 공급할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송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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