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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美실리콘밸리의 성장 비결 "간섭 안했더니 제대로 크더라"대한상의, 혁신방정식 모델제시
   
▲ 그래픽=대한상의 제공.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경제의 지속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혁신성장의 모델로 '미(美) 실리콘밸리형 혁신 방정식'이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12일 '美 실리콘밸리형 혁신 모델과 정책 시사점' 연구 결과를 통해 "실리콘밸리는 '혁신의 성적표'로 불리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전세계(260개)의 23%, 미국 전체(118개)의 51%에 달하는 60개사나 배출했다(2018년 8월말 기준)"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혁신생태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이 지역의 특허등록 건수(누적)는 약 2만 건으로 미국 전체의 13.5%를 차지하고, 미국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의 40% 가량이 혁신적 사업모델을 찾아 이곳에 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큰 지원이나 간섭 없이 ‘시장의 신호’만 따라 창업과 사업 확장을 벌이는 실리콘밸리의 혁신방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창업자 8인의 인터뷰를 토대로 정리한 실리콘밸리의 '혁신 방정식'은 '규제 최소화'가 첫 단추라는 것이다. '완화' 수준이 아닌 '최소한의 규제'라야 하고, 이랬을 때 신(新)사업이 일어나고 창의와 도전이 활발해진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해를 끼치지 않는(Do no harm)' 규제 원칙이 그 예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신기술·신사업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가 적용된다. 시장이 커진 뒤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사후규제를 가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를 창업한 이온 스토이카(Ion Stoica)는 "이 곳에는 구글(광고대행사), 우버(택시), 에어비앤비(호텔)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산업을 교란시키려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있다"며 "큰 회사들이 언제든지 방법을 찾아내 그들을 망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작은 스타트업들은 아주 빠르게 움직이고 빠른 성장세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새로운 도전과 자유로운 경쟁을 제약하지 않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창업생태계"라며 "이런 방식이 기득권층에게는 기존 사업모델이 통하지 않고 언제든지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바뀔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해 혁신의 DNA를 자극하는 동시에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의 경우 기존 산업을 보호하는 각종 사전규제 때문에 혁신기업들이 사업을 접거나 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모습과 크게 대조적이라는 것이 대한상의 측의 설명이다.

안나리 색스니안(Annalee Saxenian) UC버클리대 교수(정보대학원장)는 "실리콘밸리에도 환경과 토지사용에 대한 규제가 있지만 시장에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방해받지는 않는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할 기회 덕에 혁신이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경험과 지식 확장을 통한 회사성장 촉진제)'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도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가속화시키는 중요 요인으로 꼽혔다.

이온 스토이카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오늘 회사를 관두고 내일 경쟁사에 취직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며 "근로자가 일정기간 동안 경쟁회사로 이직할 수 없는 '비경쟁합의(non-compete agreement)'가 이곳에서는 합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재의 유동성은 회사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또 다른 핵심"이라며 "즉, 구글에서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 트위터 등으로 옮겨가며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궁극적으로 새로운 회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법률자문 플랫폼 회사인 '에버로(EverLaw)' 창업자 아짓 샨카(Ajeet Shankar)는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이 채용시스템과 기업문화를 개선시킨다고 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직이 자유롭다 보니 상당수 회사들은 채용단계에서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뽑거나 근로자 친화적인 기업문화와 보상체계를 갖추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한다"며 "이는 근로자가 가진 잠재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회사측의 노력이고 결국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의 승수효과... 벤처 캐피탈, '자본'넘어 '조력자 역할'하며 '어린 기업' 성장 도와

실리콘밸리의 투자생태계는 '승수효과'로 표현됐다.

보고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들이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받기 쉬울뿐더러, 투자자들을 통해 사업성장에 필요한 조언과 도움을 얻어 승수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업체 '수퍼 카본(Super Carbon)'을 세운 브래들리 몸버그(Bradley Momberg)는 "실리콘밸리에서는 투자자와 커피미팅만 잘하면 30분만에 2만 달러의 수표를 받을 수 있다"며 "사업이해도가 높은 1세대 창업가들이 투자자가 된 경우가 많아 경쟁력 있는 사업을 제안하고 기술적 우위만 잘 보여준다면 수십만 달러의 투자를 받는 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유전자 치료기술 개발사 '젠에딧(GenEdit)'의 창업자 이근우씨도 "실리콘밸리에서는 똑똑한 사람들과 좋은 기술만 있다면 엔젤투자자부터 벤처투자자, 사모펀드(Private Equity)까지 여러 단계의 투자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회사인 '비트버터(Bitbutter)'를 창업한 한국 출신 장진우씨는 "실리콘밸리에서의 투자는 자본 그 이상의 의미"라며 "보통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회사들의 이사회에서 자리를 갖고 있거나 CEO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해 줄 수 있고, 이미 수많은 혁신적인 회사들을 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조언을 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이상적으로 스타트업이 투자자를 고르기도 하는 이유"라며 "투자금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투자자의 네트워크와 우리의 사업방향을 안내해 줄 수 있는 투자자의 명석함"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인텐토(Intento)'의 창업자 콘스탄틴 새벤코브(Konstantin Savenkov)도 "벤처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면 투자자의 네트워크를 지렛대 삼아 고객사들을 유치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며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활용 의사결정 플랫폼 '마인즈디비(MindsDB)'를 운영하는 조지 토레스(Jorge Torres)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높고, 아이디어가 클수록 미래에 더 큰 보상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곳 투자자들이 더 큰 아이디어에 베팅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빠르게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Fail fast, fail often)'는 실리콘밸리의 보편적 가치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경감시키고 있다"며 "실패를 낙오가 아닌 '배우는 경험'으로 인정하는 문화가 곧 혁신의 토양"이라고 강조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혁신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지난 1년 간(2017년 2월~2018년 2월) 페이스북의 일자리가 43%(2.1→3만명) 늘었고, 구글의 일자리도 19% 증가(7.5→8.9만명)했다"면서 "사업 기회 보장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의 특효약"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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