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진 의원, "삼성, 이 부회장 경영권 유지 위해 외국 투자자 입맛 맞춰"
"미래투자·고용 증진 위해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재고돼야"

▲ 최근 3년간 삼성전자 자사주 및 배당현황. 자료=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주주친화경영'을 내세우며 실시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배당확대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으로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기업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와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총수 일가의 경영권 유지를 위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배당확대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는 비판이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서울 노원갑·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상장회사 배당 및 자사주 취득 현황' 자료를 토대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당기 순이익 28조8천8억원의 절반 이상인 15조원을 포함해 최근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30조원 이상을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래 자사주나 배당 등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경영방식을 취하지 않은 삼성전자가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 52조6천190억원의 63.7%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가부양에 쏟아 부은 것은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승계 전략과 관련이 깊다"고 꼬집었다.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2.7%에 달한 반면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해도 이 부회장 등의 지분은 20%에 불과하다. 고 의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취약한 지배력에 노출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묵인하고 그 대가로 이 부회장은 주가부양과 배당확대로 외국인의 입맛에 길들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천문학적인 자사주․배당 잔치를 벌이는 동안 삼성전자의 고용은 2014년 말 9만7천647명에서 지난해 말 9만4천470명으로 3천177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삼성전자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고 있지만 그 대부분을 자사주와 배당 잔치에 쏟아 붓고 있는데 어떻게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고 의원은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남은 이익을 다시 재투자해 미래의 성장 동력과 고용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주가부양' 목적의 과도한 자사주와 배당 잔치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지 따져봐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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