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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저유소 화재…스리랑카인의 독박
   
▲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지난 7일 고양저유소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43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대규모 화재사고로 인근 터널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인 A(27)씨가 저유소 부근에서 풍등을 날려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하고 초반의 여론은 테러의 위험성은 없는지, 저유소 화재 계기로 불법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등 A씨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결과 잔디에 불이 붙고 폭발이 있기까지 18분 동안 대한송유관공사 측에서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특히 저유소 인근 폐쇄회로(CCTV)가 45대나 설치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했던 전담인력이 없었다는 점과 탱크 외부에 화재를 감지할 수 있는 장치나 불씨가 탱크에 들어가는 막아줄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나며 총체적인 안전 시스템이 부실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인화성 물질이 가득 담긴 저유소 시설이 이렇게 작은 불씨에 바로 불타오를 정도로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과연 저유소 화재 발생을 알아차리지 못한 저유소 직원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화재 발생 후 20분이 지나서 화재를 인지했다는 것은 평상시 화재 방재시스템이나 관련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A씨에게 저유소의 존재를 알며 풍등을 날렸다며 중실화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수사 보강 지시를 내리며 반려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재 ‘스리랑카인 노동자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지 마세요’ 등 A씨에 대한 처벌을 반대하는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반면 법대로 처벌해 달라는 의견도 있다. 위험하면 당장 알려야 하는데 이를 방관했기에 법적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다.

소방당국은 법 개정을 통해 풍등 날리기를 ‘화재 예방상 위험행위’로 규정 후 이를 어겼을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하고 있다. 하지만 풍등은 전통문화로 취급돼 빈번히 시행해 왔고 현재 행사 주최 측이나 개인도 이를 신고할 의무가 없어 법의 실효성은 떨어진다.

풍등 하나로 무너진 유류 관리 시스템을 목격했다. A씨의 잘못이 없지 않으나 사건의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이다. 사건의 잘잘못을 명확히 따져 관계자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류 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하며 관련된 소방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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