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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칼럼] 특별재판부설치, 헌법에 어긋나며 부당하다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 일간투데이
  • 승인 2018.11.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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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사건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여야4당)과 이를 반대하는 의견(자유한국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필요하다는 입장은 사법농단 의혹에 전·현직 법관이 대거 연루돼 있고, 사건이 배당될 가능성이 높은 서울중앙지법 형사 합의부 7곳 중 5곳에 문제가 있으며, 사법농단 압수수색 영장이 90% 가까이 기각되고 있으니, 법원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작금의 법원의 재판거래의혹과 자기 방어적이고 집단이기적인 태도를 감안할 때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발의된 법안의 주요골자를 보면, 사법농단 사건의 영장심사와 1·2심의 심리를 맡는 특별재판부는, 대한변협 3명, 법원판사회의 3명, 시민사회 3명 등 9명으로 구성된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2배수 인원을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영장전담특별재판관 1명과 특별재판부 구성 법관 3명을 임명하고, 항소가 진행될 경우 서울고등법원도 같은 형태의 특별재판부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또 형사피고인이 동의할 경우에만 가능한 국민참여재판을 의무화해 국민신뢰를 확보하고, 특별재판부 판사들의 개별 의견을 판결문에 포함시키며, 공판이나 변론의 일부나 전부에 대한 촬영을 허가하고, 기소일로부터 3개월 안에 선고가 이뤄지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한 재판을 담보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 사법권 독립에 중대 위협

그렇지만 특별재판부 설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헌법에 어긋난다. 첫째, 헌법에 근거가 없다. 헌법은 국회에게 타 헌법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특정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를 구성하는 권한은 입법형성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 특별재판부는 헌법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특별재판부는 건국 초기 반민족행위자처벌과 4·19 이후 3·15 부정선거 관련자 및 반민주행위자 등을 소급 처벌을 위해 도입된 적이 있는데, 모두 헌법에 근거해서 만들어졌다. 건국 헌법 제101조(악질적인 반민족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와 제4차 개정헌법 부칙이 그것이다. 특별재판부는 국가사회의 대 변혁상황에서 국가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그것도 헌법에 근거해서 극히 예외적으로만 허락됐을 뿐이다. 지금은 특별재판부가 요구되는 혁명적 상황이 아니다. 촛불 ‘혁명’은 언어적 상징적 표현일 뿐 헌법적 의미의 혁명에 해당하지 않는다.

둘째, 헌법 제27조 제1항의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침해가 된다.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이란 법관의 자격, 임명, 독립이 확보된 법관으로, 특히 사건배당과 재판부구성이 객관적 절차에 따라 이뤄진 법관을 말한다. 사건배당과 재판부구성은 재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객관적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특별재판부는 사건배당이나 재판부구성이 객관적이지 않다. 법률로 사건을 직접 배당하고, 재판부를 특정하고 있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으로 보기 어렵다.

셋째, 사법권독립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된다. 국회가 법원의 조직이나 구성에 관여할 수 있지만, 국회가 특정한 사건을 처리하게 하면서 재판부구성을 법률로 직접 규율하는 것은, 사법권의 독립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국 침해가 된다. 국회는 재판부를 직접 구성할 수 없다.

■ 불신 극대화…또다른 사법농단 우려

넷째,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제101조에 위배된다. 특별재판부는 법원조직법상의 각급법원에 해당하지 않아, 사법부 밖의 특별법원의 성격을 지니게 되는데, 사법부 밖에 특별법원을 설치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

또한 특별재판부 설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도 매우 부당하다. 첫째, 특별재판부는 사법부의 신뢰회복은커녕 불신만 극대화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설치 필요성도 이해되지만 그것이 반드시 특별재판부설치로 이어져야 되는 것은 아니다. 활용도가 낮다고 하지만,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로, 제척·기피 등이 있다. 미흡하겠지만 이를 활용하는 것이 특별재판부설치보다 바람직하다.

둘째, 매우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법원이 불신을 받게 되면 자주, 또 다시 특별재판부를 요구하고 들먹일 것이다. 법원은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되고 사법은 정치논리에 매몰될 것이며, 종래에는 식물법원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셋째, 또 다른 사법농단이 될 수 있다. 특정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재판을 담당하면 재판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이것이 선례가 돼 권력의 입맛에 맞는 재판부가 만들어 지게 된다면, 이는 관방(官房)사법으로의 회귀로서 민주사법은 더 이상 설 땅이 없게 된다. 사법농단해결이 또 다른 사법농단이 될 수 있다. 특별재판부를 반대하는 것은 법원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로부터 법원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재판거래의혹은 경악과 분노를 주기에 충분하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역사의 강물은 굽이마다 돌아가기도 하는데 직선으로만 흘러가야한다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방식대로 전산배당을 한 후 선정된 판사로 담당하게 하면서, 제척·기피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특별재판부로 처리하게 하는 것보다 국가에 유익하다고 믿는다. 차선이 최선보다 더 좋은 경우도 적지 않다.

*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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