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올해 3분기 매출액 65조4천600억원, 영업이익 17조5천700억원의 확정실적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과거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65조9천8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17조원을 돌파하며 신기원을 이뤘다. 영업이익률도 26.8%를 기록해 애플(25.6%)을 2분기 연속 제쳤다. 철저한 수익 위주 '짠물 경영'으로 유명한 애플을 능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실적 발표에서는 빛만큼이나 그늘도 보였다. 사상 최대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7%인 13조6천500억원을 거둘 정도로 반도체 편중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이에 반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은 전성기로 꼽히는 지난 2013년 3분기 영업이익(6조7천억원)의 33% 수준인 2조2천200억원을 기록해 명암이 대비됐다. 지금 실적의 주력군인 메모리 반도체도 4분기 이후로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고민을 한층 깊게 한다.

이에 삼성은 올해 총 31조8천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해 지속적인 기술 선도를 통해 사업 역량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24조9천억원, 디스플레이 3조7천억원을 투입해 갈수록 강화되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구상이다. 지난 8월에는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과 5G·바이오·자동차 전자장비 부품 등 '4대 미래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가 밝힌 1주당 354원씩 총 2조4천여억원의 현금배당은 삼성의 실적이 국민경제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해야 할지 또다른 고민을 안긴다. 이 금액은 삼성이 올해 예정한 총 9조6천억원의 현금배당액 중 4분의 1규모이다. 삼성은 3분기 말 현재 순현금이 76조1천억원으로 1년 전(57조5천200억원)보다 32.3% 증가했다며 현금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가고 국내 주주라 하더라도 과거 한 주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황제주'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했던 이라면 부유층일 확률이 높은 만큼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측면에서는 현금배당 이외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삼성이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실적 향상을 기록하는 동안 우리 국민 경제 전체는 더 힘들어졌다.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 양극화 극복을 위해서는 일부 부유층과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만 이익이 집중되는 현금배당보다 법인세 납부를 늘려 국가 경제 전체로 그 혜택이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더 좋다.(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목소리에 삼성이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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