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안정을 위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실천 의지가 새삼 요청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오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

이번 회담이 중요한 이유는 북·미는 물론 향후 남북관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6~7일 평양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자리한 북·미 고위급 협상이 마무리된 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 돌변이 있지 않을까 예상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하겠다. 북의 전략에 따라 남북 및 북·미 회담 이후의 비핵화 후속조치가 지연되리라는 강한 우려를 사고 있는 중이다.

이런 현주소에서 북·미 뉴욕 회담이 열리기에 초미 관심이다. 앞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 여부를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인 5·24조치 해제와 체제보장을 바라기 전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먼저 핵·미사일 동결과 폐기가 우선임을 깨닫길 바란다. 그런 연후 미국과 국제사회가 경제제재 해제 등을 추진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우군'을 만들어도 한·미·일은 물론 유엔 등 국제사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이 시간벌기 식으로 사안을 잘게 썰어 가면서 주고받겠다는 단계별 타결을 고집하거나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 노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북의 고립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김영철의 뉴욕 회담이 답보상태인 북한 비핵화 빅딜 논의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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