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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칼럼] 결혼 31주년에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 일간투데이
  • 승인 2018.11.15 16:2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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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9월 5일에 아내를 만나 그 해 11월 20일에 결혼을 했으니,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했다. 당시 필자는 시간강사, 일명 보따리 장수였고 홀어머니 외아들이면서 가난하기까지 했으니 결혼결격 소유자였다. 7년 차이의 아내가 당시 무엇에 홀렸는지 모른다. 아내는 이 사람과 함께하면 잘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지만, 거의 도박 수준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강북인생 및 지하철 인생으로 생각하고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도봉구 창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신혼여행도 당시 남들이 다 가는 제주도에 못가고 부산으로 그것도 한국콘도를 지인에게 빌려서 갔다. 시간은 계절과 달리 순환을 모르고 흐른다고 하지만, 벌써 결혼한 지 30년하고도 1년이 지났고, 정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가 보다.

창조주의 설계 중 가장 오묘한 것은 남녀를 다르게 만들고 서로를 필요하게 하며 만나서 온전한 하나를 이루도록 한 것이다. 아내는 남편의 다른 반쪽이며, 꼭 필요한 반쪽인데, 오래된 아내는 남편의 반쪽이 아니라 그냥 하나다. 아무 때나 전화하고 문자나 카톡을 보낼 수 있는 아내가 1년 365일 언제나 내 옆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내는 고마운 존재다.

■ 비교는 부부를 불행속에 갇혀 살게

못난 남편은 자기 아내를 다른 여자와 자주 비교하곤 한다. 비교 우위에 있으면 행복하고 그렇지 못하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비교는 부부를 불행 속에 갇혀 살게 하며, 공허한 삶을 살게 한다. 상대적 박탈감이 부부의 행복을 메마르게 한다. 굳이 비교하려면 아내에게는 있고 다른 여자에게는 없는 것을 비교해야 한다. 미스 코리아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여자들이다. 나에게 라면 한 그릇 끓여주지 않고 양말하나 빨아주지 않는다.

아내의 중요함은 아내가 아프거나 곁에 없어봐야 안다. 건조한 사막과 같은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아내의 소중함을 깨달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살면서, 기적인데 기적인 줄 모르고 지나쳐 버릴 때가 많다. 부부가 함께 소소하게 사는 것도 기적이다.

우리는 세 쌍이 결혼하고 그 중 한 쌍이 이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재혼 후 다시 이혼하는 경우가 70%에 이른다고 한다. 그야말로 이혼열병의 시대이다. 이혼이나 사별 상태의 혼자된 중년층의 경우 뇌졸중 발생률이 5배나 높다고 하니, 이혼하지 않고 사는 것 만해도 자신을 지키는 최고의 건강비법이 된다. 이혼이 꼭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굳이 안 해도 될 이혼을 잘못 판단해 한 후 후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인내력 부족으로 이혼하고 기억력 부족으로 재혼한다고 하는데, 이혼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이혼한 가정을 보면 상대를 너무 모르고 결혼했다고 한다. 쌍둥이도 생각이 다르다는데, 부부에게 차이와 갈등은 필수다. 차이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차이만 가지고 다투면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결국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결론에 이르게 된다. 연애는 좋은 일을 함께 하는 것이지만 결혼은 힘든 일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했다. 힘든 일 함께 하자.

■ 차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행복

나는 아내와 자주 여행을 함께한다. 여행은 갇혀있던 나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주는 능력이 있다. 신의 작품에 감탄하고 인간의 작품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 바보는 방황하지만 현명한 자는 여행을 한다는 말이 위로가 된다. 또 아내와 가벼운 등산을 함께 자주 하고 있다. 무조건 오래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기에, 노력하며 즐기고 있다. 또한 우리 부부는 대화를 많이 한다.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차이점은 갈등의 숫자가 아니라 대화의 숫자라고 했다. 많은 경우 아내의 말을 들어주는 편이다. 부부사이의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이다. 우리 부부는 돈에 대한 욕심과 음식에 대한 욕심을 대폭 줄이고 있다. 돈에 대한 욕심이 많아지면 삶의 균형을 잡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욕심을 버리고 나면, 힘든 일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삶이 편해진다.

지금은 아내에게 이길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내를 이기려고 신경전을 벌이는 남자들은 고난의 길을 자처한 남편이다. 아내에게 문제가 있어도 아내를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아내가 지닌 문제만 봐야 한다. 오래 살다보면 아내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어 무관심으로 이어지기 쉽다. 아내는 익숙한 풍경이 아니라 그리운 풍경이 돼야 한다. 변하지 않는 삶의 모습으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아내의 눈물을 닦아주고, 눈물을 멈추게 해주는 남편이 되길 원한다. 그러면서 아내의 손을 잡아주는 남편이 되고자 한다. 그러면 사랑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남편의 사랑이 아내를 완성시킨다고 했다. 여보(如寶)는 아내가 보배와 같이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란다. 여보. 31주년을 축하하고, 50주년을 조심스럽게 소망해봅니다.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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