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비건 협회(The Vegan Society), 한국 공식 에이전트와 손잡아

▲ 비건 트레이드마크.
[일간투데이 홍성인 기자] 동물 복지와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일명 '착한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화장품과 식품처럼 사람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제품의 경우 성분과 제조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비건(Vegan)에 대한 개념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유해 화학성분 뿐만 아니라 동물성 원료를 넣지 않은 비건 제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비건'이란 원래 1944년 비영리 단체인 영국 비건 협회(The Vegan Society) 초창기에 비건식(Vegan diet)이 규정되면서 나온 개념이다. 육류는 물론 어류와 유제품, 꿀까지 섭취를 금지하고 동물 실험을 거친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단계를 말한다.

이제는 식품과 음료 외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패션, 애완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소비하는 '비건 라이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영국 시장조사전문기관 민텔(Mintel)의 글로벌 신제품 데이터베이스(Global New Products Database, GNPD)에 따르면 2013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지난 5년간 175%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며 비건 제품이 두 배 넘게 출시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천연 화장품'의 인기를 반영하듯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비건 친화적인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화장품 기업들의 비건 인증 획득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 발표된 마켓리서치퓨처(Market Research Future)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화장품 시장이 2023년까지 6%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유럽 등 해외로 진출했거나 진출을 앞둔 한국 화장품 기업들 중 몇몇은 비건 트레이드마크를 획득해 새로운 비건 시장으로 진출해 활동 중이다. 하지만 현지 비건 인증 단체와의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비건 인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갈 한국 화장품 기업들에게 더 다양한 길을 열어주기 위해 화장품 유럽 수출 인허가 전문업체인 하우스부띠끄(공동대표 심형석, 조안나 쿠키엘라)는 올해 11월부터 영국 비건 협회와 공식 계약을 맺고 한국 비건 에이전트로서 활발한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자랑하는 영국 비건 협회는 ▲동물 유래 성분 미사용 ▲동물 실험 금지 ▲논비건(Non-vegan) 생산 라인과의 교차 오염 방지 ▲유전자 변형 생물 미포함 등 일반 채식주의보다 엄격한 윤리적 기준과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통과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한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해당 기간 동안 비건 트레이드마크(Vegan Trademark) 사용을 허가한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제품에 표시된 해바라기 마크를 통해 영국 비건 협회에 등록된 제품임을 쉽게 알아보고 구매하고 있다.

비건 트레이드마크 등록을 위해서는 반드시 영국 현지에서 제품·서비스에 대한 직접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영세 업체의 경우 사정은 더 좋지 않다.

하지만 한국 공식 에이전트를 통해 비건 트레이드마크를 신청하면 화장품이나 식품, 패션 등 제품의 종류에 상관없이 비용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 보다 쉽고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 한국 등의 국가에 걸쳐 3만여개가 넘는 제품이 영국 비건 협회 트레이드마크에 등록돼 있으며 가장 오래된 비건 조직인 만큼 국제적으로도 여전히 그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우스부띠끄 심형석 대표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비건 제품 생산량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그 중에서도 비건 뷰티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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