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도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은 영화

▲ 사진=배급사 NEW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 영화 보러 갔다 도경수 팬이 돼 나오는 영화

탭댄스가 주인공인 영화 '스윙키즈'는 경쾌한 리듬에 맞춰 초반부터 리드미컬한 대사가 지루할 틈 없이 극의 흐름을 이어갔다. 주인공들이 탭댄스를 추기 시작하며 갑작스러운 댄스 대결, 춤으로 나누는 대화 등에 조금 불편함을 느낄 때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도경수였다.

극에서 빡빡 머리에 낡은 군인 옷을 입은 도경수는 비주얼적인 능력은 감추고 대배우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연기력으로 멋짐을 연기했다. 그는 소름끼치는 연기보다 점점 극에 빠져들게 만드는 강렬한 매력을 뿜었다.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은 그런 도경수의 감정 연기를 클로즈업 기법을 사용해 대놓고 '내배우'를 자랑하는 영화를 만들었고 관객은 영화에 도경수에게 그리고 도경수가 연기한 '로기수'에게 깊이 빠지게 된다. 극이 끝나도 도경수를 아니 '로기수'를 보내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 전쟁 중 포로수용소와 탭댄스

영화 '스윙키즈'는 한국 전쟁 때 국내 최대 규모인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영화는 북측 인민군의 영웅이자 수용소 최고의 문제아 '로기수'(도경수)가 탭댄스라는 서양 춤에 빠지게 되며 벌어지는 유쾌한 비극을 그려냈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탭댄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를 단장으로 중국인 샤오팡(김민철), 남한인 포로 강병삼(오정세),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여인 양판례(박혜수)와 로기수가 만나 댄스팀 '스윙키즈'를 만든다.

'스윙키즈'에는 경쾌한 탭댄스와 신나는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으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념의 대립과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 관객들의 눈과 귀와 마음까지 영화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강형철 감독은 이번 영화에 비틀즈의 음악 저작권을 어렵게 구했다며 작은 스포일을 꺼낸 바 있어 더욱 기대를 모았다.

# 이념을 위한 싸움

로기수의 마음을 훔친 브로드웨이 최고의 탭댄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은 흑인으로 '스윙키즈'의 배경이 된 1951년 당시 백인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던 아픔을 가진 미국인이다. '스윙키즈' 댄스팀의 '강병삼'(오정세)은 전쟁통에 아내를 잃은 무고한 시민이며 남한인이다.

'스윙키즈' 댄스팀은 살은 쪘으나 영양실조라며 식탐을 부리는 중국인 '샤오팡'(김민호)과 전쟁 중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여성 '양판례'(박혜수)까지 전쟁에서 서로 다른 아픔과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다섯 사람으로 구성됐다.

전쟁시 포로수용소는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는 중국인, 미국인, 북한군, 남한군이 모여 있었다. 언제 서로를 죽여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함께 합을 맞추고 춤을 추며 하나 되는 모습이 즐거움과 동시에 참혹한 시대를 대변한다.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은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념이란 잘 살고자 하는 시스템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전쟁은 각자 다른 이념을 쫓기 위해 일어난 전쟁"이라며 "영화에서 악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념"이라고 말해 5명의 팀원을 모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 과속스캔들 '황기동'의 등장

'스윙키즈'에는 '황기동'이라는 어린 남자아이가 등장한다. 이는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의 전작 '과속스캔들'에 등장했던 귀여운 어린아이와 같은 이름이다. 강형철 감독은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라는 캐릭터가 민중을 상징"한다며 영화를 볼 때 '황기동' 어린이의 역할을 집중해 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봐도 또 보고 싶은 영화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스윙키즈'는 오는 19일 개봉을 앞뒀으며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훔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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