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부동산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한국지역 난방공사 고양지사 지하 배관이 파열돼 사망자가 발생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이 일대 아파트 단지 5천여 세대의 온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아현동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마포구와 서대문구 등 주변 지역에서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모든 장비가 먹통이 됐다. 통신장애 수준을 넘어 사회 마비로 이어졌다. 언급된 사고는 지하에 매설된 낡은 배관과 전선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신망과 온수관 등 노후화된 지하시설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전국 곳곳에 도시의 혈관 역할을 하는 난방·가스관, 상수도관이 낡고 있다. 20년 이상 된 온수 배관은 주로 고양시를 비롯한 1기 신도시 4곳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으며 해당 구간은 686㎞에 달한다. 이는 전체 배관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백석역 인근 지하 배관 파열사고로 희생된 송 모 씨는 평소 구둣방을 운영하며 불우한 이웃을 위해 남모르게 봉사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런 희생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국회에선 도로·철도 등 SOC 분야에서 올해 예산보다 4조3천억원이 늘어난 2019년 예산안이 상정됐다. 당초 정부는 내년 SOC 예산으로 18조5천억원을 편성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1조2천억원이 늘어 19조8천억원으로 확정됐다. 최근 침체된 경기를 반등하기 위해 SOC를 확충하겠다는 취지는 환영하지만, 지역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선심성 SOC 예산 편성은 매우 유감이다.

노후 SOC로 인한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노후 상하수도 시설은 싱크홀의 주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제 큰 사고는 안 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지금이라도 시설투자를 늘려 사고 예방에 힘써야 한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역발전을 위해 도서관과 체육·문화시설 등을 늘리는 생활 SOC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후 지하시설에 대한 시설투자를 배제한 것은 납득이 되기 어렵다.

정부는 건설 부문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 천명하며 SOC 예산을 대폭 축소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의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이번 사고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SOC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버리고 낡은 SOC 시설을 전수조사해 대대적인 시설교체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에 더욱 치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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