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9천433건 거래…전년比 20.5% 감소
강남4구 거래량 급감…강남구는 반토막

▲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고층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지난해보다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7만9천4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9천900건에 비해 20.5% 감소했다.

이 중 강남 4구의 거래량이 가장 많이 줄었다. 총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1.8% 감소한 1만4천733건에 그쳤다. 강남구는 3천420건이 거래돼 '반토막'에 그쳤고 송파구도 40.8%가 감소하는 등 서울 전체 감소 폭을 초과했다. 같은 기간 비강남권이 13.3%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은 대출 규제로 주택구입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매도자들은 경우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호가를 낮추지 않았고 가격이 더 내려가길 기대하는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월별로는 8월 최고점을 찍던 아파트 거래량은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급감했다.

올해 초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많았다. 8월에 아파트 거래가 많았던 데는 기재부가 발표한 보유세 강화안이 예상보다 강도가 약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발언이 이슈화되면서 단기간에 주택 구입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준공 연식에 따른 거래 비중을 보면 준공 15년 초과∼20년 이하의 아파트 거래가 전체의 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년 초과∼15년 이하인 아파트가 19%로 거래량이 많았다. 주로 10∼20년 된 아파트가 갭투자나 리모델링 기대감의 수요가 많아서다.

한편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거래는 불과 7.2%에 그치고 있어 서울 내에 새 아파트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새 아파트는 가격이 높아 매수자들이 자금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준공된 지 30년을 넘은 아파트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37.7%)에 이어 도봉구(28.9%), 양천구(25.8%) 순으로 아파트 거래 평균(16.4%)을 훌쩍 넘었다.

노원구 상계동과 도봉구 창동 등은 주공아파트가 대거 분포하고 있다. 양천구는 신시가지 단지들이 30년을 넘어서고 있다. 이 지역에는 아파트를 공급할 만한 부지가 마땅치 않아 재건축 등 정비사업 촉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서울 분양시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가 이뤄지면서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에 아파트들이 분양돼 경쟁이 치열했다. 강남권은 중도금 대출도 되지 않지만 수십 대 1 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비강남권에서는 1만명 이상 청약자가 몰리는 곳도 있었다.

이런 분양시장 분위기는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전히 주변 시세가 분양가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던 전셋값이 하락하는 곳들이 나오면서 갭투자하는데도 부담이 따른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규제도 추가 주택 구매를 꺼리게 하는 이유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개발 호재만 터져 나오면 반등 폭이 큰 시장이다.

권 팀장은 "서울에는 잠재적 실수요자, 투자자들은 서울에 많아 개발 향방에 따라 시장이 회복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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