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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 같은 저울대에 놓인 것인가한쪽은 ‘상장유지’, 다른 한쪽은 ‘상장폐지’? 스산해지는 가슴
  • 이욱신 기자
  • 승인 2018.12.17 08:3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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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대조적이다. 분식회계 규모, 과징금액,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의)의 결정까지. 경남제약 소액주주들 마음속엔 자꾸만 두 사례가 겹쳐 보이면서 새삼 '공정(公正)'과 '정의(正義)'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지난 14일 기심위는 5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허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한 경남제약에 대해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기심위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재무적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상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심위 결정이 전해지자 경남제약 지분의 70% 이상을 보유한 5천명 넘는 소액주주들은 들끓었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달려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0일 단 한 번의 기심위 회의로 상장 유지 결론이 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와 너무나 비교된다는 것이다.

한 청원인은 "삼성바이오는 4조5천억원 분식회계로 과징금 80억원을 받고도 거래가 되고 경남제약은 과징금 4천만원 받고 상장 폐지가 된다는데 너무 불공평하지 않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인터넷 세상도 추운 날씨와 반대로 종일 '경남제약 상폐'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네티즌은 "삼성바이오는 살려두고 소액주주들 깔린 경남제약은 왜 죽이는가"라며 "주식에서도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를 보여주는 행태"라고 탄식했다.

전문가들 또한 "기존 경영진이 교체되지도 않은 채로 '지난 2015년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해 자산 부풀리기를 했다'는 금융당국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에서 어떻게 '경영 투명성'을 찾을 수 있는지 의문"(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이라며 기심위의 삼성바이오 상장 유지 결정을 비판했고 "계속성 관점에서 보면 삼성바이오도 계속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경남제약과 비교해 누가 더 낫다고 볼 수 없다"(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회계사))며 기심위 결정의 비일관성을 질타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저울대에 올려놓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잘못의 크기와 처벌의 무게가 어긋난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에 대한 기심위 결정을 보면서 범인(凡人)들은 그들 눈에만 '보이지 않는 손'이 정의의 저울대에 작동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면서 가슴 한켠이 더욱 스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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