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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초등학생까지 번진 '자해 인증샷'
  • 홍정민 기자
  • 승인 2018.12.26 16:36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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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자해러, 자해계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자해하는 사람’, ‘자해 인증 계정’이라는 뜻의 다소 불편한 신조어다.

요즘 청소년 사이에서 SNS에 자해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26일 오후 3시 현재 ‘#자해’를 검색하면 5만1천547건의 선혈이 흐르거나 상해가 뚜렷한 적나라한 사진들이 보인다. #자해계, #자해러 등의 관련 해시태그 역시 수 천건 이상이 검색된다.

해당 사진과 영상은 자해방법, 자해 후 흉터 소독법, 자해도구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영상을 올리는 주요 연령층은 10대 청소년들로, 최근 점점 연령대가 내려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도 자해를 시도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경기도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자녀의 손목 등 아이들의 몸에 상처가 있는지 확인한 후 의심스러운 경우 꼭 담임선생님한테 문의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보낼 정도로 올해 자해하는 학생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자해를 한다는 것은 ‘자살’을 하고 싶다는 의미와 동일한 의미로 통용됐다. 죽고 싶어서 몸에 상처를 내는 의미로 해석됐으나 지금은 자해하는 행위가 반드시 자살을 뜻하진 않는다.

최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청소년이 자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긴장 이완과 불안, 우울, 정서적 무감각, 자기혐오, 실패감 등의 감정이 한시적으로 감소되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자해를 함으로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누린다는 것.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자해를 했던 청소년을 상담한 결과 진짜 죽고 싶어서 자해를 하기보다는 자신이 너무 미울 때 혹은 그냥 주변 사람들이 그걸 보고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NS에 자해 영상이 노출되기 시작하면 점점 더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자해 행위를 하게 돼 빠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자해 게시글이 점점 확산되자 플랫폼 업체에서도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자정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은 자해 게시물을 무조건적으로 차단하기에는 자해 콘텐츠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우선 자해 해시태그로 게시물이 올라오면 맥락을 보고 위험 게시물로 판단되면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도 자해 청소년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매체환경보호센터에서 청소년 유해매체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신규 인력을 보강해 철저한 모니터링을 비롯해 자해 청소년의 실태를 파악해 맞춤형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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