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농구가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불렸던 시절이 있었다. 예능인 서장훈과 이상민 현 삼성 감독이 연세대 선수였고 현주엽 현 LG 감독과 전희철 SK 나이츠 코치가 고려대 선수였을 때다. 농구 대통령은 허재(전 국가대표 감독)였고 승부조작 불명예를 얻었지만 선수 시절 강동희의 센스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세월이 지나 1997년, 프로농구가 처음 출범했을 때 이들을 다시 볼 수 있어 사람들의 관심은 계속됐다. 거기에 만화 '슬램덩크'는 농구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런데 지금 농구는 더 이상 겨울 스포츠의 꽃이 아니다. 관중은 계속 감소하고 독자들이 알만한 선수들은 이미 코트를 떠났다.

KBL 역대 관중은 계속 줄고 있다. 2013-2014 시즌 130만3천988명을 기록한 후 2시즌만에 103만905명으로 줄었다. 또 2016-2017시즌은 92만7천754명, 지난 시즌은 76만1천780명을 기록했다. 최고 기록인 133만3천861명(2011-2012시즌)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셈이다.

선수들은 어떤가.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라. 김승현은 은퇴했고 방성윤도 코트를 떠났다. 문태종,문태영,양동근,하승진 정도 떠오른다. 그렇다면 이들이 뛰고 있는 팀은 어느 곳인가.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KBL 관중감소는 선수만의 책임이 아니다. '제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2M가 넘는 외국인 선수를 리그에서 뛰지 못하게 하는 '외국인 용병 키 제한'이 대표적이다. 당연히 농구팬들은 반발했고 '르브론제임스(203cm)도 오지 못하는 리그'라는 비아냥과 비판을 쏟아냈다. KBL은 논란에 대해 올해 4월 '국내 선수 보호'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선수는 물론 리그 자체도 보호받지 못했다.

최근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를 다시 논의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흥행참패 원인을 외국인 선수에만 맞춰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그동안 농구팬들은 어떤 경기에 열광했는가. 팬에 중점을 두고 프로농구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만약 결과가 다시 '탁상행정' 수준이라면 '겨울엔 농구'는 돌아오지 않는 과거가 되고 '농구의 겨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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