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사건들은 나를 만드는 일부이거나 전부이다"

사진=얼리버드픽쳐스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미래의 미라이'는 어린 남자아이인 '쿤'에게 여동생이 생기며 벌어지는 일을 그려낸 영화로 인기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차기작이다.

# 디테일이 살아있는 애니메이션

'미래의 미라이'는 시작부터 디테일한 애니메이션 효과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아지 '윳코'와 주인공 '쿤'이 공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웃코'의 움직임은 실제인 듯 자연스러웠다. 또한 '쿤'이 떨어지는 눈송이를 보는 장면에서도 완전하고 붙여놓은 듯 똑같은 모양이 아닌 실제로 눈을 볼 때와 같이 차갑고 불완전하게 표현됐다.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되는 캐릭터들의 표정은 종류가 한정돼 있는 반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영화에서 다양한 표정으로 감정을 표출했다. 

# 사상 깊은 애니메이션

'시간의 달리는 소녀'에서도 증명했듯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영화들은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사상이 담겨 있다.

이번 애니메이션 영화 '미래의 미라이'는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한 감독의 사상이 담겨 있다. 주인공 '쿤'은 어린 남자 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생긴 여동생에 대한 질투심에 심리가 불안정해진다. 미래의 미라이를 만난 '쿤'은 여전히 미라이에 대한 질투심이 강하지만 한 계단씩 성장의 과정을 밟아간다.

'미래의 미라이'에 '쿤'의 가족은 독특한 형태를 가졌다. 엄마는 일하고 아빠는 육아를 보는 기존 여성과 남성의 역할 분담 틀을 완전히 깨는 형식이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시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라는 것을 규정할 수 없다"며 "역할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며 영화를 통해 완전하지 못한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말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부모란 언제나 완전한 존재다. 명언을 남기거나 옳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부모상이 출연하지만 현실 속 부모는 실수도 할 수 있고 어리석을 수도 있는 존재들이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이러한 불완전함을 토대로 완전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성장을 극 속에 담았다.

생각하게 되는 영화들이 그렇듯 '미래의 미라이' 역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스토리의 흐름이나 주제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감독은 "과거의 작은 사건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든다"는 의미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어린아이의 유치한 질투나 육아의 고통을 안고 있는 가장의 어깨나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한 고뇌도 오늘의 나를 만드는 일부이거나 전부라고 말한다. 관객은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공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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